[파이낸셜뉴스] 남의 카페 화단을 헤집고 식용 식물들을 두차례에 걸쳐 뿌리채 뽑아간 70대 할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카페 사장 A씨는 “로즈메리 도둑을 잡았다”며 지난 12일부터 벌어진 ‘로즈메리 도난 사건’에 대해 전했다.
A씨는 “지난 12일 아침 디저트를 굽고 있는데 누군가 카페 앞 화단에 쪼그려 앉아 눈치를 보더니 힘줘서 로즈메리를 뽑아 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게 문이 열려있자) 빼꼼하고 쳐다보고 다시 돌아가더니 갑자기 나타나서 10분 동안 통화하는 척하고 후드득 뽑아서 왔던 길로 돌아갔다”며 “8개월동안 애지중지 키웠는데 제일 잘 큰 애들 두그루를 뽑아가서 너무 허탈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일주일 뒤, 화단에 남아있던 로즈메리 다섯 그루마저 전부 없어졌다고 한다.
A씨는 “전부 싹 뽑아갔다. 일주일만에 또 훔쳐 가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먹을 거면 배가 고프겠거니 하겠는데 아무리 식용이라도 이건 허브인데 대체 왜 그러는 거냐. 사람이 미워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로즈메리 절도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열흘뒤인 지난 22일 경찰로부터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70~80세 추정되는 할머니는 “죄송하다. 로즈메리가 약재고, 삶아 먹으면 피부에 좋다고 해서 뽑아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뿌리 박힌 로즈메리 7그루는 힘줘서 잘도 뽑아가 놓고 통화할 때마다 아픈 소리 내고 자꾸 피부가 뒤집어졌다고 한다”며 “실수였으니 없던 일로 해달라, 합의금을 깎아달라는 등 할머니의 난처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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