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상장 재료로 종목들 주가 상승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코스피에 부담
"코스닥 지수는 높아진 채 시총만 줄어"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대형주들의 코스피시장 이전상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코스닥지수에는 오히려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전 공시를 호재로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리고, 이후 코스피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시가총액만 빠진다는 이유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코스피에 부담
"코스닥 지수는 높아진 채 시총만 줄어"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말 셀트리온에 합병되고, 엘엔에프와 포스코DX는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올해 코스피로 옮겨간 SK오션플랜트,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를 더하면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6개 종목이 이전하는 셈이다.
코스닥 대형주의 코스피 이전상장은 우량주가 옮겨간다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의 질적 하락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지수 측면에서는 오히려 코스닥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화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코스피로 이전하는 코스닥 대형주들은 이전상장 때까지 주가가 버틸 것"이라며 "실제 이전되면 코스닥지수는 오른 채로 남고 시총만 빠진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018년 2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던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을 예로 들었다. 당시 셀트리온은 공시 이후 지막 거래일까지 150%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도 34% 올랐다.
코스피 이전상장 당일 코스피지수는 1.8% 하락했으나 시총은 0.4%가 늘어났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2.2% 하락했지만 그 간의 상승 폭을 감안하면 소폭 조정받은 수준이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로 넘어간 종목들이 공시부터 이전까지 평균 4개월 정도 걸린 것을 감안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의 코스피 편입도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며 "그 때까지 코스닥지수가 오르고,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코스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10조9698억원, 엘앤에프는 8조5707억원, 포스코DX는 7조2445억원 규모다. 그대로 이전상장한다 해도 각각 코스피 시총 32위, 40위, 50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전상장을 호재로 주가가 오른 후 정작 코스피로 넘어가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포스코DX는 지난 23일 장중 이전상장 공시 이후 (30일기준) 40% 넘게 급등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합병발표 당시 6만4300원이던 주가가 6만6500원으로 상승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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