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를 흡연하거나 식품으로 먹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납, 카드뮴 등 중금속 체내 축적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의 혈액, 소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보일 정도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CNN은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논문 주저자인 컬럼비아대 메일먼공중보건대학원 환경건강과학 조교수 티파니 산체스는 "마리화나 비사용자에 비해 대마초 사용자들은 납 수준이 혈액에서는 27%, 소변에서는 21% 더 높았다"고 밝혔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신체내 납 안전 기준은 없다.
카드뮴도 대마초 사용자들이 더 많았다.
산체스는 대마초 사용자들의 혈액 속에는 카드뮴이 비사용자들보다 22%, 소변에는 18%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뮴과 납 모두 (흡수된 뒤에는) 인체에 상당히 오랜 기간 머문다"면서 소변으로 배출될 정도면 이미 오랜 기간 다량이 축적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산체스 교수는 "카드뮴은 신장 시스템에서 흡수된 뒤 신장에서 걸러진다"면서 "소변에서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것은 신체가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뜻이며 매우 오랜 기간 만성적으로 이 중금속에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PA에 따르면 카드뮴은 신장질환,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때문에 대기·물·음식에 카드뮴 기준을 정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중금속은 인체에 들어오면 세포와 결합돼 신체 기능을 제한한다. 암,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신경계 질환을 유발하는 신경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샌프란시스코) 의대 교수 베스 코언 박사는 대마초 합법화 흐름 속에서 관련 연구가 얼마나 더 진행돼야 하는지를 이번 논문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산체스 교수의 논문은 이날 학술지 '공중보건시각(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실린 것으로 미국인들의 건강 흐름을 추적하는 설문조사인 연례 전미보건영향설문조사(NHANES) 자료 가운데 2005~2018년치를 토대로 작성됐다.
논문에 따르면 혈액과 소변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이들 7254명은 검사 전 30일 안에 대마초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산체스는 이번 논문이 이전과 '특출나게' 다른 것은 그동안 연구가 그저 대마초 자체의 중금속 수준만을 분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마초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금속 수준을 분석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대마초 사용자들이 의료용으로 사용했는지, 오락용으로 사용했는지를 분리할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의료용 대마초 사용자들의 중금속 수준이 더 높은 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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