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멕시코의 한 80대 여성이 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뱃속에서 40년 전 죽은 태아를 발견한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즈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서부 두랑고에 거주하는 80대 할머니의 뱃속에서 40년 전 유산된 태아가 발견됐다.
A씨(84)는 심한 복통을 느끼고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가 40년 전 40주 정도 된 태아가 유산돼 뱃속에 있다는 결과를 들었다.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A씨는 "몸속에 죽은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를 진료한 의사 알레한드로 산체스는 "자기공명영상(MRI)에 촬영된 태아는 상당히 큰 크기였다"며 "복중태아는 이미 미라가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A씨의 사례처럼 자궁 내에서 사망한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배출되거나 융해되지 않은 채 몸속에서 딱딱하게 굳어 미라화되는 것을 '석태아'라고 한다.
영국 왕립의학회지에 따르면 의학 문헌에 기록된 석태아 사례는 290건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현상이다. 지난 2009년에는 92세의 중국 여성 몸속에서 석태아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2021년에는 알제리에서 젊은 시절 7개월 된 아이를 유산한 후 35년간 석회화가 진행된 태아를 품고 다닌 사례도 있다.
현지 병원 측은 자궁 외 임신이라 할머니가 임신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 외 임신은 수정란이 정상적인 위치에 착상되지 않고 난관이나 난소, 복강, 자궁경부 등에 착상되는 임신을 말한다.
한편 A씨가 이날 겪은 심한 복통은 단순 배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은 복중 태아의 처리 방안을 놓고 회의를 열었다. 일각에서는 미라가 된 태아를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의료진은 A씨가 고령인 점과 복통과 복중 태아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체스 의사는 "할머니가 80대 고령인 점, 40년간 할머니의 건강에 복중 태아가 큰 위협이 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수술을 하지 않는 게 할머니를 위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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