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1세 美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회견 중에 30초 동안 멍하니 있어
지난달에도 비슷한 증상. 현기증이라고 해명
동년배인 바이든과 더불어 고령 정치인에 대한 회의론 증폭
지난달에도 비슷한 증상. 현기증이라고 해명
동년배인 바이든과 더불어 고령 정치인에 대한 회의론 증폭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뿐만 아니라 비슷한 나이의 야당 대표까지 이상 행동을 보이면서 고령 정치인의 건강 이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주)는 30일(이하 현지시간) 켄터키주 커빙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2026년 상원 선거에 다시 출마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매코널은 기자에게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두 차례 반복한 뒤 "그것은…"이라고 말한 뒤에 약 30초가량 무(無)반응 상태로 앞쪽을 응시했다. 이에 옆에 있던 보좌관이 다가와서 질문을 들었는지 확인했고 매코널은 보좌관에게 답변했으나 주변에 대화 내용이 들리지는 않았다.
이후 보좌관은 "미안하지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크게 말해달라"면서 회견을 재개했다.
이날 매코널의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 중에 잠시 현기증을 느껴 멈췄다"면서 "매코널은 괜찮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다음 행사 전에 의사와 상담하겠다"고 말했다.
1942년생으로 올해 81세인 매코널은 지난달 26일에도 공화당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갑자기 굳었다. 그는 당시 약 20초 가까이 무반응 상태를 보였고 이에 동료 의원들이 몰려들어 그를 부축하여 자리에서 벗어났다.
매코널은 미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대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강경파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의 선거 불복과 이듬해 의회 난동 사건으로 트럼프와 거리를 두고 있다.
미 정가에서는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바이든과 더불어 고령 정치인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제기됐다.
바이든은 매코널과 같은 연도에 태어났지만 아직 생일(11월)이 지나지 않았다. 그는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 이전부터 아들의 이름을 혼동하면서 불안을 키웠고 취임 이후에도 갖가지 말실수를 저질렀다. 전용기 계단에서도 자주 넘어졌다. 바이든은 매코널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이견이 있지만 그는 좋은 친구"라면서 "오늘 연락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공화당에서 친(親)트럼프 인사로 알려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 바이든과 매코널을 언급하며 "미국 지도자들의 심각한 고령화 건강 문제와 정신 건강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역시 1946년생으로 올해 77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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