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친딸을 성추행한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아내가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31일 대구지검은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씨(46·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A씨가 남편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점, 약 15년간 직업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부양한 점, 가족 모두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A씨의 가족들은 A씨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심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살인미수죄의 경우 대개 5년 이상 구형하는 것과 비교해 낮은 징역 3년을 구형했으며, 1심 재판부 또한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해 A씨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6월 집에서 잠든 남편의 두 눈을 흉기로 찌르고 잠에서 깨어난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딸이 남편으로부터 성추행당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뒤 딸과 남편을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장기간 가족들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해온 피해자가 딸을 여러 차례 추행해 딸을 보호하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발생에 피해자 책임도 어느 정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 남편은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