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캐나다에서 꿀벌 500만 마리를 싣고 가던 트럭이 벌통을 도로 위로 쏟아 일대가 벌 떼로 뒤덮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현시시간) 캐나다 C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5분께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주 토론토 서쪽 벌링턴시의 한 도로에서 벌통을 운반하던 트럭이 벌이 가득 찬 벌통을 운송하다가 밧줄이 느슨해지면서 벌통이 도로 위로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일대는 벌 떼로 뒤덮였다.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벌 떼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경찰도 처음 겪는 사고 현장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리안 앤더슨 경찰관은 "정말 굉장한 장관이었다"며 "상자들은 그대로 길바닥 위에 흩어져 있었고 엄청난 벌떼들이 근처를 뭉치로 날아다녔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화물차에 타고 있던 양봉업자 화주는 아마도 여러 차례 벌에 쏘인 것같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인근 양봉업자들을 수소문해 연락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고 현장과 사진을 올려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약 한 시간 뒤 양봉업 전문가들 여러 명이 경찰에 돕겠다고 제의해 왔고 6~7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벌 떼의 공격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대에 행인과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양봉업자들은 약 3시간 동안 벌 떼를 벌통으로 모아들이는 작업을 했고, 오전 9시15분께 현장은 가까스로 수습됐다.
경찰 관계자는 "벌통을 벗어났던 벌은 총 500만 마리 정도였지만 아직 붙잡지 못한 벌들이 다시 돌아들어 갈 수 있도록 일부 벌통을 현장에 남겨 놓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까지 주변 주민들과 차량 운전자들에게 창문을 닫아 벌 떼 접근을 피하도록 당부하고 단속을 계속했다.
이날 수습 작업을 한 양봉업자 뤼크 피터스 씨는 "벌 떼를 수습하기 위한 첫 작업은 여왕벌을 찾아내는 일"이라며 "나머지 벌들은 여왕벌을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고생을 더한 쪽은 누구보다 벌들"이라며 "사고로 수천 마리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트럭 운전자는 화물 적재 부실 등으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럭에 고정했던 밧줄이 느슨해지면서 벌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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