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GS건설 놓고 의견 갈리는 신평사 vs 증권사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1 14:42

수정 2023.09.01 15:39

나이스신평·한신평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내려
대신·현대차證 목표주가 1만6000원으로 유지
다만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놔둬.‘.매도’ 해석도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검단 붕괴사고로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GS건설을 두고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신평사는 주택사업 영업변동성이 예상된다며 등급전망 하향 조정 우려를 표한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단기 실적 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뼈아픈 이미지 실추
9월 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GS건설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등급 자체는 ‘A+’를 유지했으나, 우려되는 요소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강등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권준성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에 따른 여파와 행정처분 등으로 사업불확실성 증대 △재시공 관련 비용이 올해 3·4분기 손실로 인식 △건축·주택부문 공시원가율 상승에 따른 부담 내재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지난 4월 29일 GS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인천 서구 검단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영업정지 8개월을 추진하고, 추가로 2개월 처분을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을 발표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브랜드 ‘자이’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장기적으로 회사 수주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영업정지가 이뤄진다면 공공입찰 등을 포함한 추가 수주활동에도 제한이 걸려 사업안정성 저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이번 사고에 따라 발생한 재시공 비용, 입주예정자 손해배상 등을 고려해 손실금액을 5524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2·4분기에 전액 충당부채로 설정하고 손실 반영됐다. 권 연구원은 “주력인 건축·주택부문에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549억원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한국신용평가도 GS건설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향후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경우 GS건설은 신규수주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분간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능력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수주, 분양 등을 포함한 주택사업 영업변동성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단기 영향 제한적”
증권사들 분석은 다소 달랐다. 신평사의 경우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 재무 전망 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증권사는 주가에 중점을 둬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 요소를 찾아내 설명해야 한다는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신증권은 영업정지 처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 건을 상대적으로 가벼운 요소로 봤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즉각적 영업정지 효력 발생은 아니며, 3~5개월 간 소명 절차를 거친 후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이 진행될 것인 만큼 해당기간 동안은 처분이 유예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영업정치 처분은 국내 건설 신규수주 활동에 한정된 것”이라며 “현재 기착공 현장 및 수주물량 매출 인식은 가능하며, 해외 건설현장 수주 영업은 정상 진행 가능하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인천 검단을 제외한 GS건설 83개 현장에서 추가 누락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심을 해소하고, ‘자이’ 브랜드 신뢰도 회복에도 기여할 예정”이라며 신평사들과 배치되는 의견을 내놨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이에 대해 “일부 현장 안전·품질관리비 미계상 등 행정적 위반사항에 대해 과태료 및 시정명령 등 조치 예정이지만 위반사항이 철근 누락과 같이 중대하지 않으므로 재무적 손실을 제한적일 것”이라며 “전명 재시공 현장은 없어 최대 리스크는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는 1만6000원을 유지했다. 다만 투자의견을 ‘중립(Marketperform)’으로 설정함으로써 매수를 권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선 이를 사실상 ‘매도’로 받아들이고 있단 해석도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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