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에 감염돼 현지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1일 질병관리청과 외교부에 따르면 사업 목적으로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등을 자주 방문한 한국인 A씨가 지난달 22일 뎅기열 증상 발현 후 방글라데시 현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인 같은 달 24일 사망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5~7일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아직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특히 뎅기열은 재감염 시 치명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질병이다. 뎅기열 감염력이 있거나 유행지역에 자주 방문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뎅기열 감염 사례는 없으나, 한국인이 뎅기열 유행국가를 방문했다가 걸린 경우는 있다.
올해는 지난달 26일까지 107명의 한국인이 해외에서 뎅기열에 감염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2배나 늘어난 수치이다. 주요 감염국가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 많았다.
올해는 동남아 뿐 아니라 서남아(방글라데시, 인도 등) 지역에서도 이례적인 강수량 증가가 나타나면서 기온과 습도가 같이 높아져 매개모기 밀도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환자와 사망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뎅기열 위험국가에 체류 중이거나 방문 예정인 국민은 뎅기열 예방을 위해 모기기피제, 모기장 등 모기 기피 용품을 준비해야 한다”며 “외출 시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고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공항과 항만의 국립검역소를 통해 오는 11월까지 무료로 뎅기열 선제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위험 국가에서 모기에 물린 기억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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