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동안 빚부터 최대한 줄여 가용자금 늘려야
5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퇴직까지 9년 정도가 남았다. 외벌이지만 다행히 최근 자녀가 취업에 성공해 자녀에게 들어가던 돈을 노후자금으로 돌릴 수 있을 듯하다. 매월 80만~100만원의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자금을 사용하는데 있어 부부 사이 의견이 다르다는 점이다. 아내 B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갚자고 말한다. 존재 자체로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A씨는 대출 상환기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금리가 3%대로 높지 않고, 퇴직 전까지 상환하다 힘에 부치면 퇴직금을 투입해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이다. 양쪽 모두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여태 준비한 연금으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점이다. 추가로 개인형 퇴직연금(IRP)를 가입하고 주식 투자도 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A씨(51)의 월 소득(세후)은 49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기타소득 1500만원이 들어온다. 지출은 기본적으로 425만원가량이 든다. 연금(25만원), 청약(10만원), 주택담보대출 상환(90만원), 생활비(300만원) 등이다. 이에 더해 A씨 용돈 및 기타비용이 소요된다. A씨는 월 425만원을 이체하고 남은 금액에서 본인 필요비용을 쓰고 있다.
자산으로는 시세 7억원짜리 주택이 있다. 금융자산은 총 1억2960만원이다. 예금자산은 3260만원으로 정기예금(1500만원), 입출금 통장(900만원), 청약(860만원) 등이 있다. 연금자산은 연금저축보험(5100만원·펀드 전환 고려 중), 개인연금보험(4800만원·아내명의 완납)을 합쳐 9700만원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억9000만원이다. 퇴직금은 2억원, 국민연금으로는 월 160만원 수령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0대는 퇴직까지 10년가량 남았으나 앞으로 30~40년을 살아갈 자금을 만들어 놔야 하는 시기여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동안 소홀했던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섣부르게 발을 담그기보다는 현재의 은퇴준비 자산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향후 어떻게 사용하고 구성해 나갈지 따져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공적연금 개시시점과 수령 예상금액, 개인연금 준비 및 부채 현황 등을 살펴봐야 한다.
안정적 노후생활의 첫 발은 소득활동 기간 동안 최대한 부채를 상환하는 일이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만큼 지출을 급히 통제하기 쉽지도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막연히 투자에 나서기보다 자산 현황과 소득·지출 상황을 검토해 소득기간 가용자금을 불리고, 노후준비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시기"라고 짚었다.
특히 지금 A씨가 명절, 경조사, 휴가비, 자동차 보험료, 세금, 등 생활비를 제외한 기타 큰 비용을 필요시마다 지급하고 있지만 월별 편차가 큰 데다 제대로 관리도 안 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지출을 줄이는 연습도 해야 한다. 각자 알아서 지출하고 끝내는 습관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먼저 부부가 함께 연간 지출내역을 파악하고,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출은 크게 필요지출과 선택지출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고정비, 변동비, 부부용돈 등 필수적으로 나가야 하는 돈이고, 후자는 연 단위로 따졌을 때 필요하지만 매월 일정하게 빠져나가진 않는 돈이다. 나머지는 노후준비 가용자금이 될 저축액이다.
이때 통장 나누기를 해야 효율적인 돈 관리가 가능하다. 급여, 연간 비정기 지출, 생활비, 부채, 부부용돈 등으로 구분하면 된다.
다음으로는 노후생활을 위한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워야 한다. 일단 퇴직 전 되도록 부채를 상환하고,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이 권고했다. 월 부채비용은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연간 기타소득으로 원금 추가 상환을 하면 된다.
60세 퇴직 후 65세 연금을 받기까지 5년이라는 소득 공백기가 발생하는데 이때 생활을 유지할 자금도 필요하다. 퇴직연금, 연금저축, IRP, 연금보험 등을 활용해 월 300만원 정도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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