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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UFS 동안 北 3단계 무력시위… 9·9절 추가도발 가능성 [밀리터리 월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4 06:00

수정 2023.09.04 06:00

1. 순항미사일 발사
2. 우주발사체 기습 발사
3. SRBM 2발·남반부 점령 전국지휘 훈련
北 잦은 전술도발은 효과 못거뒀다는 판단
9·9절 고강도 도발 가능성 대비태세 갖춰야
북한 김정은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월 2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김정은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월 2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월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북동방향 서해상 으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월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북동방향 서해상 으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군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응한 전군지휘훈련을 8월 29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이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월 3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군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응한 전군지휘훈련을 8월 29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이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월 3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UFS/TIGER 일환으로 8월 31일 대규모 야외기동훈련 중인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의 K1A2전차가 강원도 철원 지포리훈련장에서 기동간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 제공
UFS/TIGER 일환으로 8월 31일 대규모 야외기동훈련 중인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의 K1A2전차가 강원도 철원 지포리훈련장에서 기동간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 제공
후반기 한미연합연습 을지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훈련이 지난 8월 31일 종료되고, 북한이 탄도 및 순항미사일 추가 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안보정세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형국이다. 이번 UFS 기간 북한은 3단계에 걸쳐 전략·전술적 도발을 벌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 선전 매체들은 UFS 첫날인 지난달 21일 김정은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싸일(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한 일을 보도했다. 8월 24일 새벽엔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했다. 8월 29일엔 김정은이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최근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가진 한·미·일 정상들을 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막말 비난한 일을 전했다. 이어 북한은 8월 30일 심야엔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8월 31일엔 조선중앙통신은 사상 처음으로 남한 접수, 전면전을 가상한 전군지휘훈련에 돌입했다며 김정은이 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해 훈련 진행 상황을 시찰한 일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입장에선 이 같은 도발만으론 UFS나 미국의 전략폭격기 전개에 대한 반발의 강도를 제대로 현시해 주지 못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UFS 종료 후 일반상황으로 전환되는 과정과 북한 정권수립 75주년(9.9절)인 내달 9일을 계기로 강도 높은 도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반기 UFS 북핵과 미사일, 우주·사이버·전자전·인지전 영역까지 확대 진행

올 하반기 UFS에서 한·미는 8월 16∼18일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연습(CMX)을 진행하고, 이어 21∼25일 1부 연습에서 정부연습(을지연습)과 통합해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점검했다.

군 단독으론 8월 28∼31일 진행한 2부 연습에는 육·해·공군·해병대가 참여해 소대급부터 여단급 부대 훈련까지 진행했으며, 주한 및 미 본토 우주군도 참가했다.

기존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다양한 군사·비군사적 공격 수단이 혼합된 하이브리드전으로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2019년 이후 축소된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해 시행했다. 여단급 연합과학화전투훈련 등 13개 종목에서 30여건의 실기동훈련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13건보다 크게 늘었고, 상반기 FS(프리덤실드)와 WS(워리어실드) 때 25건에 비해서도 증가한 것이다.

유엔사 회원국인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등도 참가했다.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정전협정에 따라 연습 수행 과정을 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뿐 아니라 우주·사이버·전자전(EW)·인지전(Cognitive Warfare) 등으로 UFS훈련 영역이 확대된 의의가 적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부분적으로 인지전, 전자전을 확대한 개념으로 적 레이더와 통신장비를 재밍해 무력화시키거나 적의 전자기파 공격으로부터 아군 장비를 방어하고 위계 정보를 흘려 적 지휘부의 의사결정을 교란하는 전자기 스펙트럼작전(EMSO·Electro Magnetic Spectrum Operation)이 전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8월 30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 자산, B-1B 전략폭격기를 서해 상공으로 보내 우리 공군 및 주한미군 전투기와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아울러 UFS와 별개로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8월 29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훈련도 진행한 바 있다.

■北 3단계 도발... UFS 종료 후 일 9.9절 계기 강력한 도발 시나리오 가능성

전문가들은 북한이 잦은 전술도발을 벌이는 이유는 역으로 자신들의 전략도발이 사실상 제대로 된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다가오는 9.9절을 계기로 보다 강력한 도발 시나리오를 모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북한은 이번 UFS 기간 중 단계별 도발방식을 적용했다"며 "1단계는 UFS 시작 국면 대응에 주안을 두고 순항미사일 탑재를 주장한 북한 해군 함정을 김정은이 순시하고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신형 재래식 전력과 해상의 핵전장화 가능성을 모두 내비친 성격의 전술도발과 전략도발을 융합한 형태의 복합도발이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탑재 함정과 정밀타격 주장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우리 감시장비로 탐지해보니 명중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발사한 것은 함대함 미사일로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다"라고 반박, 평가한 바 있다.

반 교수는 "2단계는 명확한 전략도발로, 북한 주장 2차 우주발사체 도발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그러자 이를 만회하고자 8월 30일 심야에 북한은 3단계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는 전술도발을 벌이고 다음날인 31일 김정은이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전군지휘 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주장하는 작전적 완전성에 의심을 받는 상황이고, 2차 우주발사체는 북한의 보도대로라면 비행 도중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기 때문에 검증과 전력화가 완료돼 성공가능성이 높은 전술무기까지 동원해 잇단 도발을 벌여왔다는 해석이다.

이어 반 교수는 "김정은이 전면전을 상정한 전군지휘훈련에서 '남반부 전 영토 점령'이 자신의 목표라고 언급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은 단 한 번도 적화통일을 버린 적이 없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은 북한의 이러한 적화야욕에 다소 둔감하게 바라본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김정은의 발언을 계기로 무기체계 발전, 작전계획 보완뿐 아니라 정신전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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