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하다. MZ세대의 놀이문화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도 정도가 심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게임이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 경제상황이 심각하다. 9월 위기설까지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설'이 아니라 현실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국 경제동향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불안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의 금융불안, 내수소비 위축, 산업생산 및 수출 둔화 등이 꼽혔다. 금융, 내수, 생산, 수출 등 경제 전반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은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했고,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까지 떨어졌으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7월 실업률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통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수치 수집이 더 개선되고 최적화돼야 한다"는 핑계를 들면서.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청년 2명 중 1명이 실직상태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자존심이자 자신감의 근원이던 '인구'도 힘을 잃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인구 1000명당 출생률은 6.77명으로 지난 1949년 건국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넘겨줬다.
자국민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을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면 외부 평가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것은 더 안 좋다.
중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 및 투자자들의 시선은 최악이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델, 휴렛팩커드, ARM, 미쓰비시, 마쓰다 등이 중국에서 철수했거나 사업을 축소 중이다. 우리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자동차와 롯데케미칼,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등도 중국을 떠나고 있다. 15억에 달하는 중국 내수시장이 이전 같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외국인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4% 줄었다.
중국은 오는 204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1위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자국민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현재를 반영하는 게 시체놀이라면 예상되는 미래는 '잃어버린 30년'이 될 수도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국제부장 경제부문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