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부인했는데 국방장관 "의견 수렴해 필요하면 개명"
野 "안무함은 문제없나" 비꼬아 묻자 "더 확인해보겠다"
문재인 정부 정한 안무함 두고 박근혜 정부 홍범도함 문제제기
野 "안무함은 문제없나" 비꼬아 묻자 "더 확인해보겠다"
문재인 정부 정한 안무함 두고 박근혜 정부 홍범도함 문제제기
[파이낸셜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4일 홍범도 잠수함의 함명을 바꿀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른 해군 함정들의 함명도 살펴봤다면서도 전임 문재인 정부 때 보수진영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안무함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홍범도함 개명 논란에 대해 묻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개인입장을 전제로 (함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국방부도 홍범도함 명칭에 대해선 (개명)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8월 31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우리 주적과 전투를 해야 하는 군함에다 전 소련 공산당원 자격을 가진 사람 이름을 붙여선 안 된다.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총리 발언에 앞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 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홍범도함 개명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해군에서는 “홍범도함 함명 병경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맞섰다.
기 의원은 이에 “홍범도함 논란이 나왔을 때 (해군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호히 부인했는데, 지금은 장관이 총리와 마찬가지로 개명이 필요하다고 보나”라고 거듭 물었다.
그러자 이 장관은 “해군 입장과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필요하다면 (함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해군 함정들에 대해서도 (함명들을) 1차 확인을 했다. 지금은 (개명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홍범도함 외에 다른 함정들의 명칭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에 기 의원은 2020년 11월 안무 잠수함을 언급했다. 현재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이력을 문제 삼는 것처럼 안무 장군도 당시 공산주의 활동 이력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각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관은 “안무 장군 관련은 더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이에 기 의원은 “한 번 검토는 했는데 논란이 있다면 다 시 들여다보겠다며 즉흥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도 차분한 논의와 역사학계 의견수렴 없이 상부 목소리에 국방부가 굴종하고 육군사관학교가 이념전쟁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안무함은 문재인 정부 때 함명이 제정돼 일부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에서 공산주의 이력 관련 지적을 제기했다. 하지만 홍범도함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2월 함명이 정해졌다. 보수정권의 국방부가 진보정부 때 제정된 함명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보수정부가 정한 함명은 개명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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