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원조를 두고 미국 내에서 부정적 시각이 커지는 등 최근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첫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는 앞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있을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토론회에서 두각을 보인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미국 정부가 미국 남부가 아닌 다른 나라 국경을 더 지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을 뿐 아니라 같은 당 소속 대선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올여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질타했다.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한 미국 국민의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연구여론센터(NORC)가 지난 1월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이 전쟁 초기인 2022년 5월과 비교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71%에서 63%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53%에서 39%로 감소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에 대한 비상 원조금으로 주민 1인당도 아닌 겨우 가구당 700달러(약 92만원)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주민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 미국 주류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원조 규모와 비교하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는 지나갔다며 러시아와 안보와 주권 보장 협상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보수 언론인 터커 칼슨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함께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괴롭힐 외교적 악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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