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서울 영등포구청이 폐기물처리업체 A사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영등포구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수도권매립지 반입불가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A사 등 폐기물처리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용역대금 19억 5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여기에는 부가세 1억7000여만원도 포함됐다.
그런데 2013년 7월 구청은 뒤늦게 이 사업이 면세대상임을 알게 되자 A사 등에 부가가치세를 반환할 것을 요청했다. A사 등은 일부를 반환하면서도 전액 반환에는 반발했다. 면세대상임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구청의 손을 들어 A사 등에 전액 반환을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사 등은 이 사건 용역과 관련한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입찰에 참가했고 구청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봤다.
'처음부터 면세대상 임을 알았다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A사 등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부당이득 반환에 관한 법리를 다시 따져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계약당사자 쌍방이 계약의 전제·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해 같은 내용으로 착오가 있고 이로 인해 구체적 약정을 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착오가 없을 때에 약정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에 기반해 계약을 해석할 수 있다'는 법리를 근거로 언급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은 부당이득반환범위 및 부가가치세법상 세액납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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