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인제대 사태' 악화일로… 교수들도 "재단 교체" 탄원서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4 18:33

수정 2023.09.11 15:34

서울백병원 폐원 갈등 불씨 확산
전 서울백병원장 등 41명 서명
대학재단 부조리·비리 의혹 담겨
"의료공백 우려에도 재고요청 묵살"
서울백병원 진료가 종료된 지난 8월 31일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직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백병원 진료가 종료된 지난 8월 31일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직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으로 촉발된 구성원들의 반발이 서울에서 경남 김해까지 인제대학교 전체로 옮겨붙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백병원의 진료를 종료한 인제대학교 재단의 무리한 결정이 백병원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뿐 아니라 전반적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인제대 교수 대표들이 재단의 각종 부조리와 비리 의혹을 규탄하는 탄원서를 교육부에 제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탄원서에 서명한 교수들은 홍성우 전 서울백병원장, 문정섭, 정재면 전 서울백병원 부원장, 장여구 서울백병원 교수노조 위원장,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회장 등 총 41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김해 인제대학교의 경우 교수 직원 외 학생들까지 1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탄원서에는 "서울백병원 폐원으로 인한 전체 백병원의 전국적인 이미지와 신뢰 실추로 인해 김해 인제대학교와 부산 백병원의 미래 발전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82년 역사의 최초 민족자본 병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서울 명동 랜드마크인 서울백병원을 폐원한 것은 전체 백병원과 인제대학교 '간판'을 스스로 철거한 것으로 수도권은 물론 부산 백병원과 김해 인제대학교 전국적인 명성과 신뢰를 결정적으로 실추시킨 '최악수'"라고 규탄했다

재단 측이 서울백병원 적자를 폐원 이유로 내세운 데 대해 서명 교수들은 "전체 백병원이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백병원 그룹의 간판이면서 모태인 서울백병원을 폐원하는 것은 경영의 기본을 모르는 무능 무지한 재단"이라고 비판했다.


서명 교수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도심 의료공백을 우려, 서울백병원 폐원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폐원으로 몰아간 것은 대학병원으로서의 신뢰와 공적 의무를 저버린 반사회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탄원서에는 "재단 측은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앞서 대학본부인 김해캠퍼스의 병원 부지도 매각함으로써 인제대학교의 핵심역량인 의과대학의 기반을 해체하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면서 "부산·경남권 대표대학인 김해 인제대학교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지난 8월 22일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 선거인단 투표에서 1등을 한 백진경 교수를 탈락시키는 등 재단의 횡포는 공익재단으로서 선을 한참 넘어섰기 때문에 교육부는 인제대학교 재단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다른 대학에도 나쁜 선례가 된다"며 전체 대학 정책 차원에서 교육부에 재단 교체를 탄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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