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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50년 日독주 깼다… 印尼 전기차시장 7개월째 1위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5 18:06

수정 2023.09.05 18:49

올 현지판매 전기차 2대 중 1대
아이오닉5·6·스타게이저 등 돌풍
내연기관차 포함 전체 판매순위
2년만에 13위→6위로 올라 기염
현대차, 50년 日독주 깼다… 印尼 전기차시장 7개월째 1위
현대자동차가 세계 4위 인구대국(약 2억7700만명)이자 아세안(ASEAN) 핵심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올 들어 7개월 연속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킨 것이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 순위도 일본차의 포위망을 뚫고 2년 만에 13위(점유율 0.3%)에서 6위(3.4%)로 뛰어올랐다. 현대차가 전기차와 현지 전략모델을 앞세워 일본차 독점구조(2021년 95%)였던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단시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공식 방문기간 현지를 찾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시장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현지 전략 점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0.3%의 반란…2년 만에 6위 진격

5일 인도네시아 자동차 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현대차는 현지 내수판매 6위, 현지 생산물량 수출실적으로 4위에 각각 올랐다. 6위 현대차와 10위 중국 전기차 업체 울링을 제외하고는 10위 이내에 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로 잠식됐다. 10위권 밖(2021년 점유율 0.3%)이던 현대차는 일본차의 높은 벽을 뚫고 지난해 8위(3.0%)에 올랐다.
이어서 올해는 6위(3.4%)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현지 판매대수는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이 시작된 지 1년 만인 2022년 3만1965대로 전년비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1~7월엔 총 2만6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올들어 같은 기간 10위권 내 일본차들이 한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거나, 마이너스(혼다, 스즈키)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의 시장점유율(내연기관차·친환경차 합산)은 3.4%로, 아직 높지는 않지만 이런 속도라면 내년 상반기께 인니 현지 시장에서 첫 5위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에선 "일본차가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견고하게 다져온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내년 지각변동 분기점…LG엔솔과 합작 배터리 공장 완성

특히, 이 가운데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점유율(3913대 판매, 56.5%)은 현지 생산 아이오닉5 투입 효과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중국 울링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된 전기차 2대 중 1대는 현대차란 얘기다. 지난달 두 번째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6가 출시되면서, 신차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에서 현대차는 3727대의 현장 계약을 달성, 현지 1위인 도요타(5796대)에 이어 현장 판매 2위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니 현지 진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전기차 현지 생산공장 및 판매망 구축에 나선 것이 본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스타게이저, 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해 온 시장질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진격에 도요타의 견제도 본격화됐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 인도와 아세안 지역에서 현대차 견제모델로 야리스 크로스 모델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 등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는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의 대형 쇼핑몰 52곳에 현대차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 내부에선 내년에 인니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가동되면 전기차 시장 공략이 한층 탄력을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정의선 회장이 아세안 권역의 첫 완성차 생산 거점이자 전기차 핵심 소재인 전세계 니켈 매장량 1위인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6억7000만명의 잠재수요를 지닌 아세안 시장에서의 브랜드 강화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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