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갈등의 치유 차원"
주 1회 교사와 직접 소통 정례화
임시휴업 한 학교장도 징계 안해
주 1회 교사와 직접 소통 정례화
임시휴업 한 학교장도 징계 안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리는 전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징계 철회 의사를 내비쳤지만, 교육계에는 하루 만에 공식적으로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을 징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교권회복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지금, 분열과 갈등보다는 상처와 상실감을 치유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온 힘을 쏟기 위함"이라며 징계방침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부는 평교사뿐 아니라 지난 4일 임시휴업을 한 학교 교장도 징계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교권회복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매주 1회 선생님들과 정례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만여 우회파업 교사 징계 시 후폭풍
이 부총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추모제에 참석한 교사들의 처벌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즉답을 피했다. 이 부총리는 교사들의 집단행동을 불법행위로 지정하고 강력한 징계를 경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교사의 목소리 경청 지시 이후 수시간 만에 이 부총리의 강경대응 입장에 변화 조짐이 보였다. 이 부총리는 당초 예정에 없던 서이초 교사 49재에 직접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정부에 관용적 입장을 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엄정 대응이 원칙이긴 하지만 법에도 눈물이 있다. 이번 사안은 예외로 적용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둘러싼 정부와 교단의 갈등은 한고비를 넘겼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일단 교육부와 교사들 간의 신뢰회복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일부 교사들은 전날 국회와 전국 각지에 모인 10만여명의 교사들을 모두 징계할 경우 교사들의 반발이 더 커질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교육부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기존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청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것은 경고가 아닌 법령 안내 차원이었다며 '갈등의 치유'를 위해 징계를 철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교감 등이 전날 평교사들에게 반복적으로 전화해 출근을 요구하는가 하면, 병가 결재를 무더기로 반려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연가·병가를 쓴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들 사이에 벽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아교육법 등 개정절차 착수해야
정부와 여당은 교권보호를 위한 4대 법안(교원지원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신속히 입법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역시 9월 국회 본회의에서 교권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입법을 반드시 매듭지을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공교육 멈춤의 날'을 기점으로 국민의 관심이 사그라지면 국회에 쌓여 있는 여러 법안 가운데 교권 관련 법안이 뒤로 밀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아동학대 관련법 등을 개정하고 교권보호 종합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청도 행정·재정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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