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난이도 평가 엇갈려
지난 6월 '킬러문항'을 배제하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교육당국은 올해 수능에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이번 9월 모평은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공정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이다.
6일 종로학원, 메가스터디, 이투스 등 대형 입시업체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9월 모평에서 수학 영역은 '불 수학'으로 불리면서 상당히 어려웠던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지난 6월 모평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 킬러문항이 빠지면 난이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입시업계의 예상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수학 과목은 '킬러 문항'에 대비하는 수험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과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영역의) 최상위권 변별력은 지난 6월 모평에 비해 떨어질 것 같다"면서 "다만 문제풀이 과정에서 계산과정이 다소 복잡한 문항은 있었으며 중상위권 변별력 확보는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국어, 영어 영역에서도 킬러문항은 사라졌다. 입시업체 메가스터디는 킬러문항을 줄이기 위해 과도한 전문적인 용어 사용이 없었고 지나친 추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킬러문항이 줄었음에도 국어 영역의 난이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이했던 지난 6월 모평보다 다소 까다로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충분한 지문 독해를 요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로인해 시간 부족을 느끼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입시업계에선 국어, 영어 영역의 경우 킬러문항이 사라지면 꼼꼼한 독해를 요하는 지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영어 영역의 경우 입시 업체 간 분석이 다소 엇갈렸다. 지난 6월 모평과 2023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업체들은 어려운 어휘가 배제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글의 순서, 문장 삽입 문항 유형의 난이도가 높았고, 신유형이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낮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모평보다 난이도가 올라갔다고 분석한 입시 업체도 나왔다. 킬러 문항은 없었으나 지문을 충실히 읽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 있어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9월 모평은 전국 2139개 고등학교와 485개 지정학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9월 모평 지원자 수는 47만5825명으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7만1448명, 졸업생 등 10만4377명이다. 재학생은 전년도보다 2만5671명 줄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졸업생은 1만2126명 늘었다. 전체 지원자 대비 졸업생 비율은 21.9%로 공시가 시작된 2011학년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9월 모의평가 성적표는 10월5일 수험생에게 통지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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