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의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3년 61.5%에서 2022년 105.1%로 상승하였다. 이 중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위험은 주거안정성을 저해하는 한 요인이다. 가계부채 총액은 2023년 2·4분기 말 1863조원이고, 자영업자 부채까지 합하면 3700조원에 이른다.
현재의 주택담보대출에 있어 단기 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높고, 특히 단기부채 비중이 큰 기관은 분할상환 대출을 일으키기 어려운 실정이라 불안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단기 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는 차주의 지급불능 가능성으로 인한 불안정성과 짧은 만기로 인한 낮은 유동성으로 상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현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주택담보대출의 유동화증권 비율을 높여 자금조달을 장기화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저당담보증권(MBS)으로, 크게 이체증권(MPTS)과 다계층채권(CMO)으로 구분할 수 있다.
MPTS는 발행하는 자금의 흐름에 대한 지분권과 저당대출의 소유권을 증권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모두 매각하는 방식으로, 원리금 수취권과 저당권 모두 투자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이다. 단점으로는 대출자 이자납입 불이행의 경우 투자손실이, 조기상환의 경우 이자수익이 줄게 되는 구조로 변동성이 높다.
CMO는 위험분산을 위해 하나의 주택저당채권 집합물을 만기와 이자율을 다양화하여 여러 종류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저당채권을 몇 개의 그룹, 즉 트렌치로 나누어 상이한 이자율을 적용하고 원금이 지급되는 순서를 다르게 정하는 것이다. 모든 트렌치는 원리금 상환 후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는 형식이다.
위와 같은 MB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보제공이 투명해야 한다. MBS가 정부보증채로서 신용위험을 평가받기 이전 원자산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대출의 개별차주에 대한 정보공시를 확대하고 투명하게 하여 투자자가 신용의 질을 직접 평가할 수 있도록 해 금융안정성 측면이 강화되어야 한다.
서민안심전환대출,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실수요자를 위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정책모기지는 규제지역 해제, 대출금리 인상 억제와 같은 추가적 규제완화와 더불어 행해진다면 주택시장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다. 정책모기지는 일정 소득 이하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주택금융상품이며, 실수요자의 주택마련 지원과 가계부채 건전성 유지를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정책모기지는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장기고정금리 원리금상환 상품이기 때문에 기존 가계부채의 만기일시상환과 변동금리의 취약한 질적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가계 측에서는 금리상승, 일시상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적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고, 이는 금융안정성에 기여한다. 또한 주택시장 침체기에 유동성 공급을 통하여 차주의 상환부담을 완화시킨다.
종합적으로 보면 저당담보증권과 정책모기지는 자산시장 과열에 이은 시장침체기와 규제 시기에도 유동성 공급정책의 일환으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고 가계부채 구조개선과 시장의 연착륙, 주거복지 향상을 가능케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근 서강대 부동산학 주임교수
box5097@fnnews.com 김충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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