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9일 검찰에 출석한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문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당초 이 대표 측은 오는 12일 출석 의사를 검찰에 전달했으나, 검찰이 "늦어도 이번 주 중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9일 출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소환 일정을 두고 검찰과 충돌하면서 2차례 소환에 불응한 바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지불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총 500만 달러,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총 300만달러 등 합계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최근 이 대표에 제3자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이 대표 측은 "황당한 얘기"라며 전면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서 이 대표와의 연관성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피력했으나, 핵심 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혼선도 예상된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께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고 진술하며 이 대표와 쌍방울 그룹과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했다.
그런데 이날 언론에 자필 진술서를 공개하며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한 진술은 허위"라며 입장을 뒤집었다. 당초 진술을 "검찰의 지속적 압박을 받으며 허위 진술을 했다. 양심에 어긋난 일로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번복하면서, "이화영과 경기도는 쌍방울의 김성태 등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다"며 다시 진술을 원점으로 돌린 셈이다.
이 전 부지사의 지난 6월 진술로 급물살을 탔던 '대북송금 의혹' 수사는 이 전 부지사의 부부싸움으로 인한 재판 공전, 변호인단 사임 등의 파행을 겪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수원지검은 "가족 및 지인, 변호인과 자유롭게 접견했고 변호사 입회하에 검찰 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수사절차에 대한 이의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진술 만으로 범죄 혐의를 단정하지 않고 수많은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 전 부지사 진술번복, 배우자와 진술왜곡 시도 과정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