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300명 늘어도 부족" 인력난 조선사, 하반기 대규모 채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7 18:02

수정 2023.09.07 18:02

"물 들어오는데 노저을 사람 없어"
장기불황기 희망퇴직 등 축소 탓
신속 충원 못하면 실적 회복 타격
인력이탈 막을 처우 개선 과제로
"1300명 늘어도 부족" 인력난 조선사, 하반기 대규모 채용
만성적 인력난으로 시름하는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최근 1년 간 1300여명의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낮은 임금 등으로 이탈 인력도 많아 빠른 속도로 늘어난 일감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하반기 대규모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처우 개선의 근본적 해결없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다.

■조선 3사, 1년간 1300여명 충원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직원수는 총 3만9038명으로 1년 전보다 1368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직원수가 3만7670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3.63%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0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명 증가했다. 3개 자회사도 적게는 80명에서 많게는 3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1만2759명에서 올해 상반기 1만2897명으로 늘었고, 현대삼호중공업도 3564명에서 3861명으로 확대됐다. 현대미포조선은 3058명에서 3184명으로 증가했다. 한화오션도 올 상반기 직원의 수는 8682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3명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934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6명 늘었다.

국내 조선 3사의 직원수는 일제히 증가했지만 조선사들의 일감이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인력난은 여전하다. 과거 조선업 침체기에 빠져나간 인력을 신속하게 채우지 못하면 실적 회복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이유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불황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인력 규모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연구·설계 인력은 지난해 기준 약 9400명으로 조선업 호황기인 2014년(약 1만4000명)과 비교해 33%가량 줄었다.

■하반기 대규모 채용…처우 개선 시급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달 31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8년 만의 세 자릿수 채용이다. 인재 영입을 위한 복지 및 처우 개선에도 나섰다. 최근 사무직군을 대상으로 연봉 최대 1000만원을 인상했고, 현장직 노동조합과 기본금 11만1223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도 마무리 된 바 있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도 이달부터 하반기 채용을 진행한다.
HD현대는 올해 상반기 1000여명에 달하는 신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 삼성중공업은 상반기보다 채용 인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평택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처우가 나은 곳으로 이탈하는 조선업 인력도 여전히 많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원이 다수 충원 됐지만 선박 수주가 계속되면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력난은 여전하다"며 "임금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지면서 작년보다 지원자 수가 대폭 늘고, 채용 규모도 늘린 상황이라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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