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환자수 29만명…4년간 30% 증가
신장에 문제 생기면 만성피로·식욕감퇴
LDL 콜레스테롤 분해 속도도 떨어져
심혈관질환 원인인 이상지질혈증 불러
신장에 문제 생기면 만성피로·식욕감퇴
LDL 콜레스테롤 분해 속도도 떨어져
심혈관질환 원인인 이상지질혈증 불러
■콩팥 기능 저하된 '만성콩팥병'
만성콩팥병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콩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손상돼 있거나 콩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개방포털 자료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지난 2018년 22만6877명에서 2022년 29만6397명으로 30.6% 증가했다.
만성콩팥병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만성콩팥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50~60%가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내 만성콩팥병 장기추적조사 연구를 분석한 결과, 만성콩팥병 환자의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은 일반 인구 대비 2.1배 높았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장내과 김소연·권순효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많고 비싼 병'으로 통한다"며 "최근 10년간 만성 콩팥병 진료 환자 수 및 진료비 모두 2배 이상 증가했으며,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849만원이었다. 진료비가 높은 이유는 '투석'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고혈압 등 생활습관병 영향
만성콩팥병의 3대 원인으로는 당뇨병·고혈압·사구체신염이 꼽힌다. 이 중 당뇨병이 50%, 고혈압이 20%를 차지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신장질환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지난 2019~2021년 통합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신장질환 유병률은 25.4%다.
만성콩팥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떨어진 만성콩팥병은 거의 모든 장기에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만성 피로·감각 장애 등 신경계 증상, 고혈압·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증상을 비롯해 폐부종, 식욕 감퇴,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 만성콩팥병을 인지했을 때에는 이미 콩팥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는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콩팥 기능 소실을 늦추기 위한 저염·저단백 식사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콩팥 기능을 잃게 되는 말기 신부전(만성콩팥병의 5단계)으로 진행되면 투석(透析) 치료 혹은 콩팥이식 등 신(腎) 대체 요법을 받아야 한다.
■이상지질혈증 관리도 중요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이상지질혈증의 증가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만성콩팥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은 심혈관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 2명 중 1명은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은 흔하게 동반한다. 이는 전신적 죽상경화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사구체 손상의 진행도 가속화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혈중 지질성분 구성은 일반 인구와 비교해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 신기능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의 분해 속도는 더욱 감소한다. 이에 따라 총 콜레스테롤 및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상승한다. 이상지질혈증 또한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이상지질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는 만성콩팥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을 기본 치료 목표로 권고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다양하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약물 치료시 신장 기능 고려해야
이상지질혈증은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약제 선택 시에도 환자의 신장 기능에 대한 영향이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에는 신장 기능 보호를 위한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고려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는 신장이 아닌 간으로 배설되는 기전의 아토르바스타틴(리피토)이 대표적이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신장 배설 비율이 2% 미만에 불과해 신장애 환자에서 별도로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심장내과 전경현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 심혈관질환 발생 예방을 위해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이미 신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큼, 이상지질혈증 등 다른 질환의 치료제를 선택할 때도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 스타틴 대비 신장 배설 비중이 적고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없는 아토르바스타틴과 같은 치료제를 통해, 만성콩팥병 환자들도 적극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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