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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팔리자 ‘영끌’ 돌아왔다...‘빚내서 무주택 탈출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8 14:00

수정 2023.09.08 14:00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급매물 소진 후 호가가 오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 이하 ‘영끌’ 비중이 10채 중 4채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외지인 투자 비중은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3804건 가운데 30대 이하가 1423건을 매입했다. 30대 이하 비중은 37.4%로 10채 중 4채를 '영끌족'이 사들인 셈이다.

올 들어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30.8%, 2월 34.7%, 3월 35.9%, 4월 38.8%, 5월 38.2%, 6월 35.6%에 이어 7월에도 37.4%를 기록한 것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누계 통계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2만1313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가 7784건으로 비중이 36.5%에 이른다.

결혼을 앞둔 30대 예비신랑 김 모씨는 “전세로 살까 고민하다 좀 무리해서 집을 구입했다”며 “분양가격도 오르고 집값도 반등하는 추세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청약 당첨자 가운데 30대 비중도 올해 들어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 들어 7월까지 아파트 청약 당첨자는 4만684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는 2만4664명으로 52.7%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자료 : 한국부동산원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거래를 이끌었던 외지인 비중은 8월에 감소했다. 매입자 거주지별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3804건 중 외지인이 매수자인 거래는 919건으로 24.2%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 비율은 전달(28.5%)에 비해 4.3%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지난해 11월(22.1%)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지인 거래 건수도 6월 1180건에서 7월 919건으로 줄었다.

외지인 거래 비중은 올 1월 29.1%를 기록한 뒤 이후 24~25%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8월 들어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4채 중 1채는 외지인 거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외지인 수요는 실수요보다 갭투자 성격”이라며 “외지인 거래 역대 평균이 약 18%대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아직 시장이 실수요로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물건이 역대 최고치인 7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집값 오름폭이 줄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상승했다. 5월 넷째 주 이후 16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만, 상승폭은 전주(0.13%)에 비해 소폭 줄어 2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영끌족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이끄는 연초보다 매도와 매수자간 가격차가 커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이다.
부동산원은 "급매물 소진 후 매수자 관망세가 심화하고, 매도 희망가격 상승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선호 단지 위주로 간헐적 상승 거래가 이뤄지며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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