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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가졌어요"..극단적 감정변화시 ‘양극성장애’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8 13:01

수정 2023.09.08 13:01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장애’는 비정상적 흥분 상태인 조증 삽화와 우울 상태인 우울증 삽화가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의 양극단에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양극성장애라고 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는 감정의 변화가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으로 일어난다면, 기분장애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8일 전했다.

양극성장애의 특징은 조증 혹은 경조증 삽화가 있다는 점이다. 조증 혹은 경조증 삽화일 때, 환자는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거나 에너지가 증가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양극성장애의 조증 삽화는 우울장애와 임상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양극성장애의 우울증 삽화는 우울장애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데, 환자들은 보통 우울한 상태일 때 병원에 방문하기 때문에 양극성장애 환자들은 처음에 우울장애로 진단되기 쉽다. 같은 우울 상태라고 하더라도 양극성장애의 우울증과 우울장애의 우울증은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병력 청취, 평가 등의 과정을 통해 잘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극성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려 작용해 양극성장애가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모든 양극성장애 환자들이 가족력이 있지는 않지만, 유전이 되는 경향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생물학적 요인이 약 70~80%를 차지하며, 나머지 20~30%는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는 조증 삽화를 특징으로 하는 ‘양극성장애 Ⅰ형’과 조증 삽화보다 증상이 경하고 상대적으로 지속기간이 짧은 경조증 삽화를 특징으로 하는 ‘양극성장애 Ⅱ형’으로 구분된다.

양극성장애 Ⅰ형은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가 함께 나타난다. 조증 삽화기에는 기분이 고양되며, 과장된 자신감 및 팽창된 자존심 등이 특징이다. 또한 수면 욕구가 감소해 잠을 안 자려고 한다. 목표 지향성 활동이 증가하게 되고,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쾌락적 활동이나 무분별한 도박 등에 몰두하기도 한다. 조증 삽화에서는 보통 병식이 없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보호자에 의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조증 증상이 심할 때는 빠른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양극성장애 Ⅱ형에서는 경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가 함께 나타난다. 경조증 삽화기에는 기분이 들뜨지만 조증 삽화기만큼 심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고 예술적 혹은 생산적인 활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양극성장애 Ⅱ형에서 경조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경조증 이후에 나타나는 우울증 증상이 문제가 된다. 경조증 이후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보다 기간도 더 길고 치료가 더 어려우며, 자살의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극성장애 Ⅱ형에서 우울증 삽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경조증부터 치료가 필요하다.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는 약물 치료다. 환자들은 대부분 우울한 상태로 병원에 내원하는데, 양극성장애의 우울 삽화에서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우울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충동성이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자살 위험성을 더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우울제 사용은 조심해야 하며, 기분조절제 혹은 항정신병약제를 위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양극성장애 환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극성장애 환자는 수면 시간이 변하면 기분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음주는 기분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기분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안 고수는 "양극성장애 환자들의 경우 꾸준하게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전혀 없거나 증상이 있더라고 비교적 잘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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