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죄질 무겁고 비난 가능성 높다"
[파이낸셜뉴스] 성추행 사건에서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동호회 남성의 외제차에 화학물질을 뿌려 훼손시킨 6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8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질산수용액을 외제차에 뿌려 3800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혐의(재물손괴)로 기소된 A 씨(61)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테니스 동호회 회원인 B 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남양주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던 B 씨는 A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B 씨가 지목한 남성은 2017년부터 테니스 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아온 A 씨와 체형, 외모, 걸음걸이 등이 유사했기 때문이다.
또 B 씨는 A 씨의 범행 동기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B 씨는 2020년 A 씨가 동호회 여성회원을 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자신이 A 씨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지 않아 사이가 악화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A 씨는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B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B 씨는 ‘혐의없음’ 처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이 사건 범행 현장에 간 적이 없고, 피해자의 승용차를 손괴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질산수용액을 차량에 뿌려 훼손해 3800만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이에 A 씨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이후 검찰에 송치했다.
재판부도 “피고인이 범인 맞다”고 지적하며 A 씨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범인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금액이 상당함에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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