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003년 이후 20년만에 4연전 스윕... 50승 고지
10위 키움과 무려 7경기 차이... 일단 탈꼴찌 가능성은 높아졌다
유격수 이도윤의 그림같은 수비, 박상원의 역투가 팀 승리 이끌어
7위 롯데와 2경기차... 이제 한화의 눈은 롯데를 향한다
10위 키움과 무려 7경기 차이... 일단 탈꼴찌 가능성은 높아졌다
유격수 이도윤의 그림같은 수비, 박상원의 역투가 팀 승리 이끌어
7위 롯데와 2경기차... 이제 한화의 눈은 롯데를 향한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1점차 뒤진 키움의 공격. 9회말 2아웃 만루. 도슨의 마지막 타구가 박상원의 옆을 꿰뚫고 지나갔다. 빠지면 끝내기 안타였다. 하지만 구세주가 등장했다. 이도윤이었다. 만화에서 위기 상황에서 등장하는 슈퍼맨처럼 이도윤은 그림같이 공을 걷어내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완성했다. 한화의 기적같은 6연승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여타의 팀들에게는 최하위가 아닌 이상에는 7위나 8위는 큰 의미가 없다. 8위나 9위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좋은 유망주를 수혈할 수 있는 낮은 순번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에게는 아니다.
한화는 고척 방문 경기에서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잡고, 5연승 신바람을 냈다. 한화 이글스는 SSG와의 홈경기에서 이틀연속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데 이어서 키움과의 고척 4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으며 사실상 탈꼴찌를 예약했다.
1차전에서 한화는 14안타를 몰아치며 키움 히어로즈를 11-2로 완파했다. 한화 선발 김기중은 5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021년 8월 31일 kt wiz전 이후 약 2년 만에 선발승이다. 2차전에서는 남지민의 호투가 돋보였다. 1-1로 맞선 7회초 2사 1루에서 노시환의 뜬공을 키움 야수들이 서로 미루다가 '2루타'로 만들어줬다. 키움 중견수 로니 도슨이 낙구 지점을 착각하기도 했다. 이 사이 1루 주자 오선진이 홈을 밟았고, 그것이 2차전의 결승타가 되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팀 타격과 수비가 혼연일체가 되었다. 한화는 문현빈의 3점포가 터진 3회초에 5점, 채은성이 2점홈런을 때린 4회초 4득점으로 연거푸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올 시즌 성적은 50승6무62패가 된 한화가 더블헤더를 포함한 4연전에서 ‘스윕’을 기록한 건 2003년 이후 정확히 20년 만이다. 2003년 9월 13~15일 열린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스윕 4연승을 기록한 이후 7300일만에 대기록을 반복했다.
한화 이글스는 키움 히어로즈를 무려 7경기차로 앞서게 되었다. 남은 경기가 30여경밖에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게임차다. 탈꼴찌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화는 삼성에게도 3경기차로 앞서 그 확률을 더욱 높혔다.
무엇보다 최근 경기에서 한화는 남지민, 한승주, 김기중 등 새로운 투수들이 힘을 내면서 내년 시즌을 담보함과 동시에 승리를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반갑다. 재계약 가능성은 없지만, 윌리엄스가 제 역할을 해주며 승리하고 있다는 것은 ‘내년 시즌 타자 용병만 잘 뽑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투수진의 기대감도 크다. 크다. 산체스, 페냐, 문동주의 스리펀치는 공고하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 중인 원조 에이스 김민우, 유망주 군의 남지민, 한승주, 김기중, 김서현의 대체 자원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대어 황준서도 이 경쟁에 진입한다.
구원 투수진도 탄탄하다. 윤대경, 주현상, 박상원, 김범수 정도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마무리 박상원의 존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앞서고 있으면 무조건 이긴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수호신 박상원이 있기 때문이다. 박상원은 9월 6일 2이닝, 7일 1이닝 9일 1.1이닝, 10일 1이닝을 던지며 엄청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훌륭하게 버텼다.
실책이 많은 팀이라는 말도 더 이상 한화에게는 맞지 않는 이야기다. 노시환-이도윤-문현빈-채은성이 이루는 1-2-3-유격수라인은 어떤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유격수 이도윤은 한화의 보물같은 존재다. 근래에 등장한 선수 중 공수에서 가장 완벽한 유격수에 가깝다. 실력으로 하주석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며 자를 꿰찼다. 여기에 정은원, 하주석도 있고, 이민준같은 좋은 유망주도 있다. 내야는 걱정이 없다.
결국, 한화의 과제는 유망주군에 있는 투수 육성자원을 키워내는 것, 외야수 자리를 용병을 포함해서 어떻게든 메꿔내는 것, 팀이 144경기를 끝까지 싸워나갈 수 있는 경험을 갖는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한화의 탈꼴찌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 군단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한화는 탈꼴찌 그 이상을 노리며 시즌 막판 순위를 쭉쭉 끌어올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다음 목표는 7위다. 현재 롯데와는 2경기차이로 사정권이기 때문이다.
5강 진출은 힘들지만, 한화 이글스가 마지막 남은 경기에서 어디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것 또한 프로야구 팬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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