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 구성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공론화위가 구성된 이후 결론을 내기까지 통상 3개월은 걸리는 만큼 빠르게 구성되지 않는다면 이번 국회 임기 내에 연금 개혁안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5월 이후에는 새로운 국회에서 다시 연금 개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연금특위는 연금 개혁을 위해 공론화위를 구성하고, '사회적 대화'를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론화위는 500명 규모 구성되며, 연금 개혁에 대한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취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부도 2017년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나, 대입제도 개편안을 결정 과정에서 공론화위를 통한 의견 수렴 방식을 활용한 바 있다.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민간자문위)는 공론화 과정이 연금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명 연금특위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연금특위에서 "이제 의사결정을 하고 방향을 잡아야 할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공론화 과정이라는 게 굉장히 큰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공론화위 구성 시기나 기간 등 중요한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다. 연금특위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지난 8일 "아직 구성 시기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민간자문위 관계자는 "어떤 질문을 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이 결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공론화 절차가 빠르게 시작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론화위를 구성하고 실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는 통상 3달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때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때도 공론화위의 결과 발표까지 3개월 가량 소요됐다. 구성 전 준비과정까지 고려하면 짧게 잡아도 4~5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의 임기가 내년 5월 29일인 점을 고려했을 때 자칫 공론화위 출범이 예상보다 더 늦어진다면 결과를 내기 촉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민간자문위에서는 최근 연금특위에 공론화 논의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공론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세부적·전문적인 부분은 저희가 보완할 수 있지만 큰 방향과 원칙은 정치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연금특위 위원장과 양당 위원들이 공론화 과정을 어떻게 가져갈지 논의해 큰 방향의 지침을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금특위는 아직 민간자문위에 공론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의견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론화와 관련한 연금특위 내 논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금특위와 민간자문위 간 논의도 마찬가지다.
연금특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국회·정부·전문가 기구) 각자가 책임을 지기보다는 서로 미루고 있는 구조인 것 같다"며 "지금 뭘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번 국회에서 연금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다음 국회로 공이 넘어가게 되면 개혁의 동력이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국회가 새로 구성되면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하는 만큼 남은 기간 내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계속 9%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2055년에 국민연금 기금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이 고갈되고 한 해 걷은 보험료 수입으로 그 해 연금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면 2080년에는 소득의 34.9%를 보험료로 지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가 자문위원회인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는 지난 1일 공청회 당시 개혁을 위한 최종 보고서 초안을 발표하면서 보험료율 인상, 연금 지급 개시연령 상향, 기금 투자수익률 제고 등 내용이 담긴 18개 연금개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재정계산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시나리오 중 '보험료율 15% 인상·지급개시연령 68세 상향·기금투자수익률 1%p 제고' 방안을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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