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바다로 하나되는 세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0 18:23

수정 2023.09.10 18:23

[특별기고] 바다로 하나되는 세계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그리고 하나의 미래(One Earth, One Family, One Future). 고대 산스크리트 문헌에서 따온 이 문구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상호연결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 문구는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G20의 슬로건이자 인류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전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증거는 바로 바다다. 바다에는 어떠한 경계도 장벽도 없으며 해류와 해양생물들을 통해서 지구촌 곳곳을 빠짐없이 연결해주고 있다. 또 바다는 세계 교역의 78%가 이루어지는 성장의 장이고 지구 생물의 80%가 서식하는 풍요의 장이며, 95%가 미개척된 가능성의 장이다.
G20 정상들은 이 같은 바다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이번 정상회의 결과문서에 최초로 해양 기반 경제의 활용과 바다를 보존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별도의 절로 구성해 강조했다.

우리 정부 역시 해양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음주 개최 예정인 유엔 고위급 총회에서 해양 부문의 국제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글로벌 해양 중추국가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필리핀, 동티모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해양쓰레기 저감을 목표로 200억원 규모의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한 동반자로 급부상하는 아프리카 국가인 코모로, 모리셔스와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청색경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협력사업을 통해 태평양 도서국의 연안경제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도 지원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해양수산 분야 글로벌 규범 제정과 이행에 있어 모범국가로 위치를 견고히 해 나가고 있다.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논의되는 공해상에서의 해양생물 다양성 보존, 선박 등의 탄소배출 저감, 불법어업 근절,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저감과 같은 문제의 규범 제정과 연구 및 기술지원, 역량 강화 활동에 활발히 참여 중이다. 아시아 최초로 국가 차원의 해운탈탄소 전략을 발표하고 올해 해양수산 국제개발협력 예산을 140억원 가까이 증액한 것은 해양수산 모범국가에서 해양수산 리더 국가로 한걸음 더 도약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에 대해 바다를 통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진심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부산세계박람회는 기후위기에 직면한 해양환경 보호와 해양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해 전 지구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이는 심각한 해양환경 변화로 몸살을 앓는 태평양 도서국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생소하기만 했던 태평양, 인도양 국가들이 우리나라에 중요한 동반자로 다가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 지구가 바다라는 공간을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다로 하나되는 세계, 바다를 통해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해양수산부의 항해에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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