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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신 옆 4살 아이'…전주시 위기가구 전수조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1 16:07

수정 2023.09.11 16:07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박스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박스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전주시가 '원룸 40대 엄마 사망사건'을 계기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전수조사에 나섰다.

11일 전주시는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통해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1만여명이다.

행복e음은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보통 수도·전기·가스 요금이나 건강보험료·세금 등을 두 달 이상 체납한 개인이나 가구다.
지자체는 현장 방문·상담을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 8일 전주 서신동 한 원룸에서 4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곁에는 4살난 아들 B군이 정신을 잃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발견 당시 B군은 오랜 기간 음식을 먹지 못한 듯 쇠약한 상태였다. 병원으로 옮겨진 B군은 의식을 되찾고 회복 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B군은 A씨 호적에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친모인 A씨가 B군의 출생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B군은 정부가 지난 6월과 7월 출생신고가 안 된 미등록 아동을 찾기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에 A씨에 대한 부검과 친자확인 검사 의뢰한 상태다. 1차 소견에서 A씨 사망원인은 ‘동맥경화’로 추정된다.

A씨는 지난 7월18일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4차 발굴대상으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단을 통보받은 전주시는 같은 달 28일 안내문을 발송했고, 지난 8월16일에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8월24일 해당 원룸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세부 주소가 없었고, 체납고지서 등도 찾지 못해 호수를 알아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전주시는 설명한다.

전북 전주시청.
전북 전주시청.


전주시는 B군이 출생미등록 상태인 만큼 우선 사회복지전산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성본 창설 등을 통해 출생신고 할 방침이다.
또 친권자 지정과 가정위탁보호나 시설보호 조치 등도 검토 중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1만명에 대한 방문과 상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라며 “(B군에 대한) 후견인 지정과 관련 행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동에 대한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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