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 에버랜드 사육사
17년차 베테랑, 지금은 코끼리 돌봐
환경 따라 동물생활 달라져 책임감
어릴적부터 동물 함께하는 일 꿈꿔
17년차 베테랑, 지금은 코끼리 돌봐
환경 따라 동물생활 달라져 책임감
어릴적부터 동물 함께하는 일 꿈꿔
에버랜드에서 코식이·우다라·하티 등 코끼리들을 맡고 있는 김한나 사육사(사진)는 어느덧 17년차를 맞은 베테랑 사육사다. 2007년 에버랜드에 입사해 사막여우, 프레리독, 육지거북이, 나무늘보 등을 담당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코끼리 3인방'을 4년째 돌보고 있다.
김 사육사는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코끼리사로 향한다. 간밤 동물들의 건강을 꼼꼼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눈을 마주치거나 걷는 모습을 보며 눈·피부 상태나 활동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다.
식사 준비와 우리 청소뿐 아니라 코끼리들의 발 관리와 메디컬 트레이닝은 그의 주요 하루 일과 중 하나다. 코끼리 발은 거구의 체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작은 상처가 생기면 몸 전체 이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땀샘이 있는 발 큐티클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여름철 땀을 용이하게 배출할 수 있다.
메디컬 트레이닝은 동물들이 건강한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채혈이나 특정 부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특정 행동을 하는 긍정 훈련이다.
김 사육사는 "코끼리의 발을 관찰할 수 있도록 발을 들게 하고, 귀를 통해 채혈을 할 수 있도록 주삿바늘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을 한다"며 "동물들의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도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을 유난히 좋아했던 김 사육사는 줄곧 동물과 함께하는 일을 꿈꿔왔다.
대학교 진학 때도 고민 없이 동물과 연관된 학과를 선택했다. 대학 현장실습으로 한 달가량 에버랜드에서 실습을 했던 경험이 사육사로 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티는 친구, 우다라는 아들로 생각한다는 김 사육사는 여전히 코끼리들과 지내는 매일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라고 했다. 거구의 코끼리들을 돌보는 게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에너지를 코끼리들로부터 받고 있다고 김 사육사는 말했다.
그는 "가끔 기분이 다운된 날에는 코끼리들이 먼저 제게 다가와 애교도 부리고 장난도 걸기도 한다. 말이 통하진 않지만, 절 위로해 주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면서 "덩치는 산만하지만 예민한 만큼 제가 사랑을 주는 것 이상으로 절 좋아해 준다는 것에 많은 위로와 행복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김 사육사는 사육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로 동물에 대한 진심을 꼽았다. 그는 "동물들은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 먹이 많이 주는 사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누군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동물들의 눈빛을 보면 '나를 신뢰하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진다"며 "강한 책임을 갖고 돌봐야 하기에 단단한 마음이 필요하다. 맡은 동물들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도 필수"라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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