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주의와 노력 기울이겠다" 제작사 측 결국 사과
[파이낸셜뉴스] 고위험 산모실에 입원한 임산부 아내를 급히 만나러 가던 남편이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에게 통행을 제지당해 이른바 ‘촬영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 측이 결국 사과했다.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JTBC)의 제작사 SLL, 글앤그림 측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병원 촬영 당시 병원 측과 협의해 이용객의 동선 전체를 막지 않는 선에서 양해를 구하며 촬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자 분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중 불편함을 끼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민폐 촬영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와이프가 조산기가 있어 서울의 한 병원 고위험 산모실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어제 (아내가) 하혈을 하는 바람에 응급실에 갔다가 본관 고위험 산모실로 올라갔다”며 “이 소식을 듣고 가게 문을 닫은 뒤 엄청 뛰어갔다. 하지만 본관을 들어가 뛰려는데 드라마 조연출이 ‘촬영 중’이라며 길을 막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못 가게 막은 길은 총 2개인데, 한쪽은 스태프들이 쫙 깔려있었고 다른 한쪽은 아예 못 지나다니게 통제했다”며 “스태프가 ‘촬영 중 조용히 하라’며 좋지 않은 표정으로 가는 길까지 막고 말했다. 여기가 사람 살리는 데지, 촬영이 문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행히 와이프는 별 문제 없이 잘 지나갔지만 만약 문제라도 생겼으면 다 엎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촬영 스태프들이) 여기저기에 쓰레기 버리고 시끄럽게 하는 것도 문제인데 병원에서 뭐 한다고 통제까지 하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제작사 측의 촬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진이 인천공항 스태프 갑질 논란에 사과를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스크걸’ 촬영팀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줬다는 지적에 고개를 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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