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이재명 "제가 어리석지 않다"..현 정부서 6번째 검찰 출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2 14:35

수정 2023.09.12 14:51

대북송금 의혹' 관련 3일만에 재출석
이 대표 지자들에 허리숙여 인사 "증거 제시하는지 보겠다"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 수백명 '맞불집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수원지검에 출석, 취재진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장충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수원지검에 출석, 취재진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대북송금 의혹'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해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며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수원지검에 도착했으며, 후문 앞 도로에 지지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검찰청사로 들어왔다. 현 정권 들어 여섯 번째 검찰 출두이자, 대북 송금 수사와 관련해 두번째 소환이다. 이 대표는 전면적인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이날로 13일째 단식중이다.


이 대표는 이어 곧바로 포토라인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5분여 동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 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며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찰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장 차림에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출석했으며, 장기간의 단식으로 수척해진 데다 수염도 깎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다리는 지지자들. 사진=장충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다리는 지지자들. 사진=장충식 기자
'야당 탄압'을 외치며 길게 늘어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진=장충식 기자
'야당 탄압'을 외치며 길게 늘어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진=장충식 기자
그런가 하면 이 대표가 출석한 수원지검 일대는 "이재명 구속"과 "야당탄압"을 외치는 맞불 집회가 거세게 열리며 일대 혼란을 빚었다.

이들은 오전 일찍부터 이 대표가 출석하는 길목인 수원지검 후분 입구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며, 확성기까지 동원해 서로의 주장을 소리 높여 주장했으며, 법원 일대에서 모두 들릴 정도로 혼란을 빚었다.

보수성향의 단체들은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구속하라", "피의자 이재명 유죄"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확성기로 연신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은 저마다 "야당탄압", "검찰 독재정권"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했다.

또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고 외치며 뜨거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으며,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의 핵심인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 화이팅"이라고 쓰여진 현수막도 등장했다.

이날 이렇게 모인 진보 단체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이 넘게 몰려들었으며, 경찰은 혹시라도 있을 충돌에 대비해 경찰버스 수십대와 경력을 동원해 삼엄한 경비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외치는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장충식 기자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외치는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장충식 기자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제3자 뇌물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피의자 신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쌍방울 대납에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진행된 첫 소환조사에서 검찰은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서 핵심 질문만 추려 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해 8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에 종료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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