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대북송금' 이재명 2차 출석 2시간 만에 끝...檢 구속영장 검토할 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2 15:49

수정 2023.09.12 16:4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차 조사가 약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끝으로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재명, "검찰, 증거 하나도 못찾았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2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추가 조사했다. 검찰은 단식 13일 째인 이 대표의 건강 등을 감안해 주요 혐의에 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요청으로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측에 8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경기도가 추진했던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달러 등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기도를 대신해 거액의 비용을 낸 과정에 당시 최종결재권자인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연관돼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 이 대표는 이날 수원지검 출석길에서도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이렇게 주제를 바꿔가며 일개 검찰청 규모의 검사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을 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백억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일축했다.

지난 9일 1차 조사에서도 검찰은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결재한 문서들을 제시했지만 이 대표는 "결재 승인만 했고 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측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진술 번복
특히 이번 의혹의 키를 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도 변수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의 1차 출석을 하루 앞두고 이 대표와 대북송금 의혹 사이 연관성을 일부 인정하던 진술이 허위 진술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진술 번복으로 차후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46차 공판에서도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선회를 두고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이 강하게 부딪혔다.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는 언론을 통해 "검찰로부터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것처럼 허위 진술했다"는 내용의 자필 입장문을 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도 같이 참여해서 받은 조서인데, 그럼 변호인도 이 전 부지사를 회유 압박한거냐", "경기도지사 명의로 보낸 보고서도 독단으로 한 것인가" 등으로 압박했고, 이 전 부지사 측도 "(조서를) 부인하는 것이 이 전 부지사에게 불리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회유·압박"이라고 맞섰다.

이 전 부지사 측의 진술 번복에도 검찰은 이 대표가 결재한 공문과 관계자들 진술 등의 물증을 토대로 이 대표가 대납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특혜 비리' 사건과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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