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유사들이 '탈정유' 분야로 집중하는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실적 반등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유사의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당 10달러를 넘어선 데다가 PX 가격 상승세까지 이어지면서 정유사들의 3·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PX 가격은 전거래일(1070.33달러)보다 17.67달러 상승한 t당 1088달러를 기록했다. PX 가격은 지난 6월 평균 957.8달러 수준에 머무르다 7월 1007.40달러로 1000달러를 돌파한뒤 8월 1039.87달러, 이달 들어서는 11일까지 평균 1079.92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PX는 합성섬유, 페트병의 중간원료로 사용되고 휘발유 첨가제로도 쓰인다. 납사분해시설(NCC)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정유사들이 초경질유 분리공정을 통해서도 확보할 수 있어 정유업계가 생산하는 주력 화학제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전체 PX 생산능력 가운데 SK이노베이션(305만t), 에쓰오일(170만t), GS칼텍스(135만t),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비중이 6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기업 가운데에서는 한화토탈에너지스 정도가 대표적인 PX 생산기업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PX 가격은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PX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인 t당 250달러를 넘어서 4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에틸렌(120달러), 프로필렌(140달러) 등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초유분이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것과 대조적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국경절 특수기를 앞두고 석화제품 재고 확충용 구매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료 가격 상승분에 반영되는 폭에서 제품별 차이가 뚜렷하다"면서 "아로마틱 제품인 PX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PX 가격 상승세는 정유업계 실적 개선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탈정유 사업으로 꼽히는 PX 부문의 이익 개선세에 전통적인 본업인 정유사업의 정제마진 개선과 맞물리면서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8월 이후 정제마진이 10달러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가운데 PX 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정유제품에서 원유 가격 등을 제외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정제마진은 지난 8월 첫째주 11.5달러를 기록하며 10달러를 넘어선 이후 1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4분기 SK이노베이션은 전분기 2738억원 적자에서 크게 개선된 6422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2·4분기 364억원에서 4999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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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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