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환율 변동률, 신흥국 평균보다 높아… 리스크 취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2 18:15

수정 2023.09.12 18:24

외환시장 안정화 비용 과도 지적
8주 연속 미국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로 올랐다. 주요국 환율이 대체로 상승한 가운데 원화는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이 높은 편이라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비용이 과도하게 든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8일 기준 105.1까지 올랐다. 7월말 101.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3.2% 오른 것이다.


신흥국 통화가 대부분 약세를 보인 가운데 원화는 절하폭이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부터 지난 8일까지 중국 위안화(역내시장)는 달러화지수 기준 2.6%,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8%, 인도 루피는 0.9% 각각 절하됐다. 원화는 같은 기간 4.4% 절하됐다. 멕시코 페소(-4.8%), 브라질 헤알(-5.2%), 러시아 루블(-6.3%)과 비교해서는 약세가 덜하지만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서는 미 달러화 대비 절하폭이 더 컸다.

주요국 통화 환율 변동성과 비교해보면 신흥국 통화 중에 변동성이 큰 편에 속했다.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변동률은 1·4분기 0.54%, 2·4분기 0.43%로 신흥국 평균에 비해 높았다.

7개 주요 선진국(G7) 평균은 각각 0.32%, 0.23%였고, 아시아 8개 신흥국은 각각 0.45%, 0.35%를 기록했다. 아시아 8개 신흥국에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이 포함됐다.

문제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외환당국은 안정화 조치를 위해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발행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를 통해서 외평기금 자금을 조성한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달러화 표시 외평채 발행으로 달러를 조달(외환보유액을 확충)해서 시장에 풀 수 있다.


지난해말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잔액이 253조9000억원,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외평기금이 발행하는 '외화표시 외평채' 잔액은 1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유동성 조절을 위한 통화안정증권까지 더하면 총 378조4000억원인데, 이에 따른 이자지급액이 7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홍성국 의원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기회비용도, 여기에 따른 이자비용도 적정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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