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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세계 뒤흔드는 북·러의 위험한 무기거래 안 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2 18:36

수정 2023.09.12 18:54

북·러 정상회담 개최 공식확인
우크라 전쟁 병참 기지화 우려
[fn사설]세계 뒤흔드는 북·러의 위험한 무기거래 안 돼

북한과 러시아가 벌이는 불법적이고 위험천만한 무기 거래 게임이 가시화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러시아 크렘린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사실을 지난 11일 공식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수일 내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일자와 장소 등 방러 일정 및 의제에 대해선 함구 중이다.
다만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13일쯤 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날 경우 2019년 4월 25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4년5개월 만에 같은 도시에서 재회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주목받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무기 거래의 성사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어떤 무기 거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이며, 이에 따라 필요시 추가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상당량 및 다종의 탄약'과 함께 방위산업체용 원자재를 제공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거듭 확인한 바 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152㎜ 자주포와 107㎜·122㎜ 방사포 제공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무기와 즉시 호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로켓포, 소련 디자인을 모방한 탱크와 장갑차까지 포함될 수 있다. 거꾸로 북한은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위한 소형원자로 기술 제공이나 임대를 빅딜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 작전이 가능한 북한 핵잠수함의 존재는 태평양 전역의 미군을 겨냥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정찰위성 등 첨단무기 기술 지원도 희망품목에 들어 있다. 식량과 에너지, 외화는 급한 불이다.

북·러 밀착을 통해 이런 우려가 현실화한다면 북한이 동북아시아의 안보에 한층 높은 군사적 위협을 가하게 된다. 방러 수행단에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 실세들이 망라된 점이 이 같은 관점을 뒷받침한다.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포함됐다. 특히 박태성 당 비서, 김명식 해군사령관은 북한이 무기 거래의 대가로 챙길 수 있는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기술 확보의 핵심 관계자들이다.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은 재래식 포탄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수행단 구성이 이번 방러의 군사적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다고 하겠다.

북·러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침공 및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됐다. 문제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병참기지 역할을 북한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북·러의 군사적 협력 강화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를 뒤흔들 것이 자명하다.
안보리 차원의 실질적 제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미국 및 동맹·파트너 국가 차원의 독자제재로 그칠 가능성 또한 높다. 어떤 경우든 두 나라 간 무기 거래를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무기 거래가 실제화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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