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화재로 사위와 장모 추락사
베트남 아내는 시장서 일하다 참변 피해
베트남 아내는 시장서 일하다 참변 피해
지난 12일 오전 부산 서구 한 대학병원에 차려진 A씨(45)와 A씨 장모(57)의 빈소에서 A씨 고모는 "4살 아들에게 어디서 불이 났냐고 물어보니 '옷방에서 불이 났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 옷방은 평소 옷만 쌓아둘 뿐 잠을 자거나 생활하는 공간은 아니었다는 것이 유족 측 설명이다.
아들이 화재가 시작됐다고 언급한 이 방은 부산소방본부가 10일 현장 합동감식에서 불에 탄 정도가 가장 심해 발화지점으로 추정한 곳이기도 하다.
유족들은 옷방과 연결된 거실에 층간소음 방지 매트를 깔아두었는데, 이 매트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빠르게 번지고 연기도 많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 당시 A씨는 아침 일을 하고 귀가해 장모, 아들과 함께 집에 있었고, 아내는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었다.
A씨 동생은 "새벽 근무를 마치고 거실에서 자고 있었을 형님이 현관문과 인접한 옷방과 거실에서 불이 나자 어쩔 수 없이 발코니로 피신했다가 화를 당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A씨 동생에 따르면 4살 아들 B군은 아직 아빠 사망 소식을 모른 채 "아빠 어디 갔냐, 보고 싶다"라고 물으며 애타게 찾고 있다.
그는 "B군이 사건 충격 때문인지 엄마가 곁에서 잠시라도 떨어지면 너무 불안해해 심리적으로도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다리를 크게 다쳐 수술받은 B군은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추락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진구와 부산진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피해 가족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는 등 행정적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18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집주인 A씨와 A씨 장모와 아들이 발코니로 피신해 창틀에 매달렸다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와 장모는 숨지고, 아들만 목숨을 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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