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폭우 인명 피해 규모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이번 폭우에 따른 사망자 수가 최소 5300명, 실종자 수도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NN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리비아 관영 라나통신을 인용해 리비아 동부지역 임시정부가 현재 사망자 수가 최소 5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동부 토브룩 북동부 지역 정부 관계자들은 사망자 가운데 이집트인들도 최소 145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연맹(IFRC), 적색초승달협회(RCS) 리비아 대표인 타메르 라마단도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 수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폭풍우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인 동부 도시 데르나에서는 최대 6000명이 현재 실종상태라고 동부지역 임시정부 보건장관 오트만 압둘잘릴이 리비아 알마사르TV에 밝혔다. 압둘잘리 보건장관은 현재 상황이 '재앙적'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에 따르면 해안마을들이 폭풍우에 휩쓸려 주민들과 함께 바다로 쓸려 나간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구급당국 대변인 오사마 알리는 데르나 지역 병원들에 시신들이 가득 차 있다면서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알리 대변인은 병원에도 더 이상 시신을 보관하는 것이 어려워 시체안치소 외곽에 시신들이 방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데르나 지역에서 자원봉사 중인 의사 아나스 바르가티는 현재 이 지역에는 응급구조대가 없다면서 현재 썩고 있는 시신을 수거하는데 인력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주 그리스에 재앙적인 홍수 피해를 준 열대성 폭풍의 결과다.
열대성 사이클론과 같은 이른바 메디케인이라고 부르는 이 지역 폭풍이 그리스와 지중해를 거쳐 세력이 확장되면서 매우 강력한 저기압이 돼 리비아 북동부 지역을 휩쓸었다. 이 폭우로 리비아 북동부 지역 도시들이 그야말로 쓸려 내려갔다.
올 여름 북반구를 덮친 폭염이 재앙적인 메디케인으로 이어졌다.
전세계 대양 온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뛰면서 달궈진 지중해 기온이 엄청난 폭우로 연결됐다고 기상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대 기상학자인 카스텐 하우스타인은 "온도가 올라간 대양은 우기의 폭풍 강우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더 격렬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북동부 도시 데르나는 인재까지 겹쳐 피해가 더 컸다.
리비아 당국에 따르면 댐 두 곳이 붕괴돼 여기서 쏟아진 물이 데르나를 덮쳤다.
리비아국방군(LNA) 대변인 아흐메드 미스마리는 댐 붕괴로 "다리 3곳이 파괴됐다"면서 다리를 삼킨 물이 주변 지역 마을들을 모두 바다로 쓸어버렸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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