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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성공신화]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 K-베이커리 대표주자 '뚜레쥬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3 14:26

수정 2023.09.13 14:26

알렉산드라 헤이거 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법인 제품개발 스페셜리스트가 미국 인기프로그램 '굿데이LA'에서 뚜레쥬르 어머니의 날 시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CJ푸드빌
알렉산드라 헤이거 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법인 제품개발 스페셜리스트가 미국 인기프로그램 '굿데이LA'에서 뚜레쥬르 어머니의 날 시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CJ푸드빌
[파이낸셜뉴스] "와우, 블루베리 요거트 케익이라니.. 뚜레쥬르만의 베이커리 스타일이 마음에 드네요."
미국의 국경일 '어머니의 날'을 앞둔 지난 5월 둘째주 화요일 아침, 미국 폭스(FOX) 11 채널의 모닝 뉴스쇼 '굿데이 LA(Good Day LA)'의 '테이스티 튜스데이(Tasty Tuesday)' 코너에는 한국 사람 눈에 익숙한 생크림 케이크들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테이스티 튜스데이는 매주 화요일 LA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명 맛집과 브랜드, 메뉴를 소개하는 코너인데 한국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제품들이 소개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뚜레쥬르'가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13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몽골 등 세계 6개국에서 38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뚜레쥬르는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인근에 미국 100호점을 열고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 부지를 선정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넓은 호수의 '백조'였다.
. 해외 진출로 효자된 '뚜레쥬르'
뚜레쥬르 미 100호점 브롱스빌 점'을 방문한 미 현지 고객들.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 미 100호점 브롱스빌 점'을 방문한 미 현지 고객들. /사진=CJ푸드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598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8%, 535.5%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5년 이후 적자 실적에서 7년 만에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과거 뚜레쥬르는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영업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2020년 김찬호 대표가 CJ푸드빌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해외법인 효율화와 적절한 현지화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CJ푸드빌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뚜레쥬르는 2004년 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26개 주에 진출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100개점을 운영 중이다. 연내 120호점,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미국 현지 베이커리와 같은 소품목 베이커리와 차별화 해 '이른 아침부터 만날 수 있는 300여 종의 갓 구워낸 빵'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풀 베이커리 콘셉트가 현지인들에게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뚜레쥬르의 다제품 전략은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최근 2년 간 오픈한 신규 매장들의 현지인 고객 비중은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뚜레쥬르가 미국 조지아주에 지을 예정인 생산 공장의 조감도.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가 미국 조지아주에 지을 예정인 생산 공장의 조감도. /사진=CJ푸드빌
다양한 빵과 함께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차별점이다. 현지 브랜드들이 투박한 모양의 버터 케이크 위주로 취급하는 데 반해 신선한 생크림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뚜레쥬르 케이크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어머니의 날을 비롯해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벤트가 많은 현지에서 독특한 테마로 선보인 한정판 제품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해피 마더스데이 컬렉션'을 선보인 어머니의 날 시즌 제품 매출은 전년의 약 140%를 기록했다. 이러한 미국에서의 뚜레쥬르 성장에 힘입어 CJ푸드빌은 미국 시장 내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의 9만여㎡ 부지에 뚜레쥬르 현지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연내 착공을 준비중이다.

■동남아에선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자리매김
뚜레쥬르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점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점 /사진=CJ푸드빌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뚜레쥬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 2011년 '동남아의 새로운 중국'이라 불리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재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데포크, 보고르, 수라바야, 발리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현재 53개 매장을 운영 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숨 고르기를 거치며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약 71%, 영업 이익은 전년비 약 740% 상승했다. 뚜레쥬르가 인도네시아에서 성장 가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급 K-베이커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주효했다.

먼저 현지 니즈와 특정 시즌을 고려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키 마우스 모양의 치즈 번의 경우 추가로 초코 번을 출시하며 MZ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시장이 급성장했다. 뚜레쥬르는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해 갓 구운 신선한 제품을 고객들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갓 구운 빵 코너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을 구워내는데 이러한 점이 인도네시아 중산층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도네시아는 MZ 세대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모바일 수용도가 높고, 경험과 편리함을 중시하는 고객이 많은 현지 특성을 고려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확대해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무슬림 기부 기관인 바즈나스(BAZNAS)와 '취약계층에 대한 제품 기부'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종교부 산하기관인 '바즈나스' 는 현지 무슬림이 가장 신뢰하는 기부 기관으로 CJ푸드빌은 바즈나스를 통해 20만개 이상의 뚜레쥬르 빵을 기부 차량에 실어 인도네시아 취약 계층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뚜레쥬르 몽골 글로벌파크점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 몽골 글로벌파크점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는 현지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몽골 시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뚜레쥬르 몽골 1, 2호점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핵심 상권에 자리 잡았다. 1호점은 몽골의 고급 레스토랑과 펍이 즐비한 미식의 거리 중심에 있으며 160평 규모의 109개 좌석을 보유한 대형 매장으로 건물 전면을 뚜레쥬르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장식해 브랜드 노출 및 주목도를 높였다. 2호점은 2016년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회의가 열렸던 샹그릴라 호텔 옆 샹그릴라 몰 1층에 개점했다. 예상 고객의 2배 이상 손님이 몰리며 인기를 끈 2호점은 울란바토르에서 첫손에 꼽히는 특급호텔 연계 몰에 자리 잡아 프리미엄 베이커리인 뚜레쥬르의 위상을 더욱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와 동일한 최신 BI를 적용한 플래그십 스토어 '몽골 글로벌파크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에서는 국내 인기 제품을 기반으로 기존 몽골 시장에 없던 구움 양과 프리미엄 선물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몽골은 케이크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인 '뚜레쥬르 제일제당센터점'의 시그니처 제품인 '메리퀸즈' 케이크를 몽골 현지에도 출시했으며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국내외에서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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