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경일 '어머니의 날'을 앞둔 지난 5월 둘째주 화요일 아침, 미국 폭스(FOX) 11 채널의 모닝 뉴스쇼 '굿데이 LA(Good Day LA)'의 '테이스티 튜스데이(Tasty Tuesday)' 코너에는 한국 사람 눈에 익숙한 생크림 케이크들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테이스티 튜스데이는 매주 화요일 LA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명 맛집과 브랜드, 메뉴를 소개하는 코너인데 한국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제품들이 소개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뚜레쥬르'가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13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몽골 등 세계 6개국에서 38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뚜레쥬르는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인근에 미국 100호점을 열고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 부지를 선정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넓은 호수의 '백조'였다.. 해외 진출로 효자된 '뚜레쥬르'
뚜레쥬르는 2004년 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26개 주에 진출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100개점을 운영 중이다. 연내 120호점,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미국 현지 베이커리와 같은 소품목 베이커리와 차별화 해 '이른 아침부터 만날 수 있는 300여 종의 갓 구워낸 빵'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풀 베이커리 콘셉트가 현지인들에게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뚜레쥬르의 다제품 전략은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최근 2년 간 오픈한 신규 매장들의 현지인 고객 비중은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동남아에선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자리매김
뚜레쥬르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숨 고르기를 거치며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약 71%, 영업 이익은 전년비 약 740% 상승했다. 뚜레쥬르가 인도네시아에서 성장 가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급 K-베이커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주효했다.
먼저 현지 니즈와 특정 시즌을 고려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키 마우스 모양의 치즈 번의 경우 추가로 초코 번을 출시하며 MZ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시장이 급성장했다. 뚜레쥬르는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해 갓 구운 신선한 제품을 고객들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갓 구운 빵 코너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을 구워내는데 이러한 점이 인도네시아 중산층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도네시아는 MZ 세대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모바일 수용도가 높고, 경험과 편리함을 중시하는 고객이 많은 현지 특성을 고려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확대해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무슬림 기부 기관인 바즈나스(BAZNAS)와 '취약계층에 대한 제품 기부'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종교부 산하기관인 '바즈나스' 는 현지 무슬림이 가장 신뢰하는 기부 기관으로 CJ푸드빌은 바즈나스를 통해 20만개 이상의 뚜레쥬르 빵을 기부 차량에 실어 인도네시아 취약 계층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국내와 동일한 최신 BI를 적용한 플래그십 스토어 '몽골 글로벌파크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에서는 국내 인기 제품을 기반으로 기존 몽골 시장에 없던 구움 양과 프리미엄 선물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몽골은 케이크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인 '뚜레쥬르 제일제당센터점'의 시그니처 제품인 '메리퀸즈' 케이크를 몽골 현지에도 출시했으며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국내외에서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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