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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빚 내서 집 사자' 행렬에 제동을 걸었다.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힌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조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은행권에는 "실제 상환능력을 토대로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라며 자체 관리를 재차 당부했다. 2·4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계속해서 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다만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한 공급을 억제하는 식의 대책은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 50년만기 주담대 '공급' 옥죄는 당국
13일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책모기지 공급 축소, DSR 산정만기 상한선 도입을 골자로 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1월까지 공급 예정이었던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형만 남기고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오는 27일부터 일반형 신청이 중단된다. 일시적 2주택자의 신청도 제한된다. 부부 연 소득이 1억원 이하,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인 경우 등 서민·실수요자에 한해 우대형은 그대로 유지된다.
50년만기 주담대도 사실상 없어진다.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오는 10~11월 중 신설키로 했다. 단계적으로 차주의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대출 심사방안도 마련한다. 최근 2년 소득을 기준으로 하던 것에서 '미래소득'을 반영해 대출만기와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다. 은행이 생애주기 소득 등 통계 정보를 활용해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마련하도록 유도한다. 은퇴가 얼마 안 남은 중장년층의 대출만기와 한도를 줄이는 셈이다.
이른바 스트레스 DSR 도입도 추진한다. 금리인상기에는 변동금리 대출에 가산금리를 적용, 사실상 한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외에 △가계대출 취급 16개 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밀착 점검 △농·수협과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에 대한 DSR 관리실태 점검에 나선다.
50년만기 주담대를 비롯해 초장기 만기 대출, 집단대출·생활안정자금 등에 대해서는 모든 업권에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풍선효과 우려 여전.. 공급 옥죄기 효과 미지수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는 은행들의 '느슨한 대출 행태'가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은 "특정 대출상품에 대한 부분이 아니고 은행의 대출 원칙을 다잡아가는 과정"이라며 "은행권 대출 행태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더 세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차주에 대해 돌려받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을 내준다는 '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50년만기 주담대의 경우 7~8월에만 6조7000억원이 공급돼 올해 전체 공급(8조3000억원)의 83.5%가 집중됐다. 이 중 집단대출의 차주 평균 DSR이 50.4%로 개별주담대(32.4%)에 비해 높았다. 50년만기 주담대를 받은 40~50대 비중이 57.1%로 높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당국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내년 1월까지 공급하기로 한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을 8개월 만에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정금리 대환보다 신규주택 구입 목적 대출이 더 많아지자, 정책방향을 바꿨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기준 △신규주택구입 23조6139억원(62.7%) △기존대출상환 11조4643억원(30.5%) △임차보증금 반환 2조5700억원(6.8%)으로 '집 사자'라는 목적의 대출이 가장 많았다. 금융위는 지난 8월말 유효신청금액이 35조4000억원으로 전체 한도(39조6000억원)의 89%에 달하는 만큼 '실수요자 위주의 재편'이라고 밝혔다.
정책 실효성도 의문이다. 한국은행에서는 주택경기 회복으로 인한 구입자금 수요 증가가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중대금대출, 보험약관대출 등 DSR 예외대상 대출도 13개 유형에 달해 풍선효과를 막기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느슨한 심사로 대출을 내줬다는 당국의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가이드라인과 정부 방침에 따라 시행한 대출이 가계부채 연체로 나타나자 은행권 책임을 묻는다는 방식은 조금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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