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 미디어 콘텐츠시장 이끌어
평창올림픽·갤럭시 광고 등 참여
동화책 같은 '루나폴' 공간 열고
프리IPO 158억 유치 "이제 시작"
평창올림픽·갤럭시 광고 등 참여
동화책 같은 '루나폴' 공간 열고
프리IPO 158억 유치 "이제 시작"
정해운 닷밀 대표(사진)는 13일 서울 마포구 닷밀 사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사람들이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신비로운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감 미디어란 말 그대로 실감 나는 경험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말한다. 닷밀이 만든 공간들은 실감 미디어에 상상력을 더해 마치 판타지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작업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린 닷밀은 6·25전쟁 70주년 추념식과 같은 국가 행사뿐 아니라 삼성 갤럭시 광고, 앱솔루트 보드카 팝업스토어 등 기업과의 콜라보 작업을 이어왔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8월 제주도에 오픈한 루나폴은 닷밀의 모든 역량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달이 사람들의 소원으로 무거워져서 우리가 사는 공간에 떨어지면 어떨까"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12만평 규모의 디지털 테마파크로, 곶자왈이 포함된 천연 보호구역에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등 닷밀의 기술이 더해졌다.
영화감독을 꿈꿨던 정 대표는 '콘텐츠 러버'다. 유형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본다. 그는 "아직 거장이 아니기에 연출가로서 제 취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편견 없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닷밀의 경쟁력이 스토리텔링에 있는 이유다. 루나폴의 경우 달의 민족과 동물들이 등장하는 전시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동화책 한 권을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정 대표는 또 "증강현실(AR)을 썼느냐, 가상현실(VR) 기술을 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무엇을 보여주고 싶고,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냐에 따라 최적화된 기술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달 안성 스타필드에 생긴 글로우 사파리의 경우 정 대표는 '미지의 세계를 마주한 느낌'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좁은 실내에서도 관객들은 빛이 나는 신비로운 동물들과 직접 교감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대규모 프로젝트가 가능한 건 닷밀이 기술, 기획, 제작 능력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60여명 규모의 중소기업이지만 그간 쌓인 노하우가 상당하다. 복잡한 기술을 빠른 시간 안에 구현할 수 있는 것도 닷밀의 장점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닷밀의 상상력은 무한대다. 직원이 3명밖에 없던 시절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이 목표라고 말했을 때 정 대표를 비웃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상을 이뤘다.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을 읽어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를 알려주는 자체개발 인공지능(AI)을 포함해 26개의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는 '물'과 관련된 공간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특수성이 있는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더 이상 신비한 일들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닷밀은 최근 약 158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유치했다. 내년 초 닷밀 상장을 준비 중인 정 대표는 "게임으로 치면 상장은 튜토리얼이 끝난 시점과 같다"며 "이제부터 레벨 1이라는 생각으로 닷밀이 디즈니, 애플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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