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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반도체 설계업체 ARM, 주당 51달러로 공모가 확정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07:36

수정 2023.09.14 07:36

[파이낸셜뉴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13일(현지시간) 공모가를 주당 51달러로 확정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ARM은 14일 나스닥거래소에서 첫 거래가 이뤄진다. AP연합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13일(현지시간) 공모가를 주당 51달러로 확정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ARM은 14일 나스닥거래소에서 첫 거래가 이뤄진다. AP연합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주당 51달러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업가치는 545억달러(약 72조원) 규모다.

ARM은 당초 이날 장 마감 뒤 주당 52달러로 공모가를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지만 이후 주당 51달러로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주당 51→52→51달러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ARM이 기존에 제시했던 주당 47~51달러보다 높은 52달러를 공모가로 정하려 했지만 주간사 은행들과 협의 과정에서 결국 51달러로 다시 낮췄다고 보도했다.


52달러에서 51달러로 다시 공모가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ARM 기업공개(IPO)는 올해 최대 기업공개로 미국 IPO 시장이 본격 회복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1달러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545억달러는 당초 ARM 소유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IPO를 추진하면서 기대했던 640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2016년 ARM을 인수할 때 지불한 320억달러에 비하면 70% 넘게 가치가 불어나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14일 ARM 주식이 나스닥거래소에서 첫 거래가 이뤄져도 ARM 전체 지분의 90.6%를 보유하게 된다.

전체 지분 가운데 단 9.4%만 시장에 풀린다.

이 지분 가운데 7억3500만달러어치는 벌써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ARM 반도체 설계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14일 첫 거래


ARM은 나스닥거래소에서 'ARM' 심볼명으로 거래된다.

ARM의 14일 첫 거래는 지난해 이후 침체된 미 IPO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IPO 건수는 최소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낮아진데 따른 것이다.

뉴욕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상승세가 주로 주가가 안정적인 대형기술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그 방증이다.

소프트뱅크는 ARM 공모주 발행으로 약 50억달러 신규자본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50억달러 가운데 일부는 ARM의 연구개발(R&D)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소프트뱅크의 기업 인수합병(M&A) 실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소프트뱅크는 이전에 알리바바 등의 지분을 갖고 그랬던 것처럼 ARM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이 돈으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수요에 비해 주식을 적게 발행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담보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목표주가 59달러


아직 거래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ARM에는 벌써 매수 추천이 붙었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피에르 퍼라구 애널리스트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ARM이 반도체 설계 로열티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업체라면서 매수 추천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59달러로 제시했다. 퍼라구는 ARM 시가총액이 2026년에는 82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ARM이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식료품배달업체 인스타카트, 마케팅 자동화 업체 클라비요 등의 IPO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11일 각각 IPO 추진계획을 업데이트했다.

인스타카트는 IPO를 통해 최대 6억1600만달러를 확보할 계획이다. 기업가치는 2년 전 자본모집 당시보다 낮은 93억달러 수준이 된다.


클라비요는 주당 25~27달러에 1920만주를 발행해 최대 63억달러를 확보하기로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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