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50년 주담대 'DSR 40년' 제한… '상환능력' 입증 어떻게? 은행들 '혼란'

뉴스1

입력 2023.09.14 07:05

수정 2023.09.14 09:01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의 핵심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대출 약정만기는 유지하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땐 40년 만기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2023.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의 핵심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대출 약정만기는 유지하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땐 40년 만기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2023.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도 이번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발표를 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2023.6.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도 이번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발표를 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2023.6.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의 핵심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대출 약정만기는 유지하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땐 40년 만기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DSR 산정만기 제한 △'스트레스 DSR' 제도 도입 추진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접수 중단 등을 발표했다.

◇DSR 산정만기 '50년→40년'에 대출한도 '뚝'…"악용 막는다"

이번 규제의 핵심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DSR 계산 방식 변경을 통한 대출한도 축소다.

DSR은 연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연간 원리금 총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계산한다.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DSR 한도를 40%(은행 기준)로 제한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인기를 끈 이유는 대출 만기가 길어질수록 원금 분할 기간이 늘어나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연 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원리금균등분활상환 조건으로(6월 은행권 주담대 평균 대출금리 4.45% 적용)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약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DSR이 39.93%로 40% 제한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규제에 따라 DSR 계산 방식을 40년 만기 기준으로 바꿀 경우, 대출 가능 금액은 3억7300만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대출한도 축소를 통해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과잉대출, 투기수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달 말 은행권과 DSR 계산 방식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가 출시한 정책 모기지 상품처럼 50년 만기 주담대 가능 나이를 만 34세 이하로 낮추는 '나이 제한' 방안도 논의됐으나, 실수요자 역차별 논란 등을 의식해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실제 50년 만기 사용 위한 유연성 둘 것…입증은 은행이"

금융위원회는 이번 DSR 제한과 관련해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이라는 기본 원칙을 적용해 '상환 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 실제 만기(50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등 제도에 유연함을 두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금융당국 측은 20~30대 청년층이나 퇴직연금 등 은퇴 후 소득이 충분히 입증되는 경우를 예시로 들면서도, 이를 판단하는 기준을 당국이 제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은행권에서도 불확실성이 높다 호소하고 있지만, 당국이 지침을 내릴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당장 시행안을 낼 생각은 없다"며 "(당국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만족하면 예외로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하는 정도며, 세세한 내용에 대한 부분은 논의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중요한 건 차주들의 개별적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소득이나 요건으로 증명이 되는지, 기대능력이나 퇴직연금이 확인되면 대출 늘릴 여지가 있는지, 세세한 기준에 대해 은행권에서 고민을 해봤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미래 상황 달라질 수 있는데 상환능력 어떻게 따질지 혼란" 반응도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도 이번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발표를 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13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에 DSR 산정만기 40년 제한이 즉각 시행되면서, 실제 만기(50년)를 적용하려면 은행별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시스템을 서둘러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차주의 '50년 만기 상환능력'을 은행에서 개별적으로 입증해서 금융당국의 인정을 받으라는 내용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적으로 차주가 현재 다니는 직장을 정년까지 다닌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라며 "현재 기준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따지는 거라면 몰라도 직업군에 따라,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미래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어떤 변수를 적용해 미래의 상환능력을 판단하라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주담대의 경우 신용대출이 아니고 담보가 있는 대출인데도 불구하고 상환 능력을 이렇게까지 따져야 하느냐"며 "당국의 세부안이 나와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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