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생방송 중 여기자 엉덩이 '툭'...다음 영상은 수갑 차고 체포된 '못된 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08:03

수정 2023.09.14 08:03

'강제키스 논란' 스페인, 이번엔 '행인의 성추행' 생중계
생방송 중인 여기자 뒤로 다가와 엉덩이에 손을 대는 남성(왼쪽 사진), 경찰에 연행되는 해당 남성(오른쪽 사진)/사진=X 캡처,연합뉴스
생방송 중인 여기자 뒤로 다가와 엉덩이에 손을 대는 남성(왼쪽 사진), 경찰에 연행되는 해당 남성(오른쪽 사진)/사진=X 캡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페인에서 뉴스 생중계를 하던 여기자 엉덩이를 만진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거리에서 생방송 중이던 여기자를 추행한 혐의로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여기자는 스페인 콰트로 텔레비전의 이사 발라도로, 사건 당시 마드리드의 한 거리에서 강도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당시 보도 영상에는 발라도 기자가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동안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남성이 뒤로 다가와 그의 엉덩이에 손을 얹으며 "어느 채널이냐"라고 묻는 장면이 담겼다.

스튜디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뉴스 진행자는 발라도 기자에게 "방금 그 남성이 엉덩이에 손을 댄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발라도 기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그 남성을 비추라"고 요청했다.


남성은 발라도 기자를 성추행한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옆에서 바라보고 서있자 발라도 기자가 남성에게 "제 엉덩이를 만져도 되나요? 저는 제 일을 하던 중이었다"고 따져 물으며 “(편하게) 그냥 일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남성은 "나는 만지지 않았다"고 잡아뗐다.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녹화하고 있던 카메라 기자는 남성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그제야 남성은 발라도 기자에게 "미안하다. 엉덩이를 만지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하며 발라도 기자의 머리를 만지고 자리를 떠났다.

방송국 측은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현장 주변에서 남성을 발견해 성폭력 혐의로 체포했다.

스페인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성의 두 손에 수갑을 채워 데려가는 영상을 올렸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합의되지 않은 신체 접촉은 성폭력이며, 우리는 충분히 이를 처벌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사진=연합뉴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사진=연합뉴스

한편 스페인에서는 최근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축구협회장이 여자 축구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 입맞춤한 사건을 계기로 마초주의와 여성차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20일 스페인 우승으로 끝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스페인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입맞춤했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사직서를 냈다며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난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논란이 불거진 지 약 3주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위가 성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초 사실관계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스페인 여성들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페인 여성들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은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남성 우월주의가 루비알레스의 행위를 통해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며 날선 비판을 했으며, 스페인 여성들은 지난달 말 마드리드 시내에서 가두시위에 나서 여성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