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담당 경제委, 안보실에 서한
한국형 전투기사업 협력 뜻 밝혀
1조 가까운 미납금 해결 가능성
우리정부 "3국간 공조체제 기대"
한국형 전투기사업 협력 뜻 밝혀
1조 가까운 미납금 해결 가능성
우리정부 "3국간 공조체제 기대"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형 전투기(KF-21)에 대한 직접적인 협력 의사를 담은 서한을 최근 우리 측 국가안보실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UAE 순방 당시 군사분야 협력을 포함한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따른 연장선상이다.
특히 UAE는 인도네시아가 미납하고 있는 분담금을 자신들이 대체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1조원대 가까이 미납된 인도네시아 분담금 논란 해소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UAE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KF-21 사업에 대한 한·인니·UAE 3각 협력체계가 구축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지만 수출승인 등 국가별로 엮인 세부적인 내용을 놓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UAE에서 방산획득을 담당하는 타와준 경제위원회는 지난 4일 사무총장 명의로 한국과 KF-21 사업협력을 제안하는 서한을 안보실에 보냈다. 그동안 UAE가 KF-21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우리 측에 협력을 요청한 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0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만큼 안보실은 타와준 경제위의 이 같은 협력 제안에 따라 구체적인 성과 도출을 준비하고 있다.
타와준 경제위는 서한에 'KF-21 사업협력'을 직접적으로 표기했다. 다만 해당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협력을 희망한다는 수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타와준 경제위가 서한에서 KF-21에 대한 인니 투자분을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에 안보실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KF-21 공동개발로 올해 2월까지 1조2700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야 했지만 인니 측은 2800억원 정도의 금액만 납부해 약 990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전투기 공동개발(KF-21·IF-X)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했지만, 미납된 분담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납부키로 하는 등 인니 측의 분담금 완납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UAE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아 우리 측에 UAE가 협력의사를 전해온 만큼 3국 간 협력체계가 구축될 수도 있다"며 "다만 사업 성격상 단순히 UAE가 투자를 한다고 UAE가 원하는 카드를 제공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대공과 공대지 무장을 갖춘 KF-21에 적용된 관련 기술을 비롯해 부품들은 미국 등 제3국의 수출승인 절차가 필요한 만큼 UAE가 참여한다 해도 KF-21 수출 과정에서 관련 국가들의 승인이 필요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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