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미 자동차 노조연맹인 UAW와 디트로이트 자동차 빅3에 대화를 촉구했다.
자동차 노조 파업이 내년 대통령 재선 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2명을 급파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들과 UAW간 대화 중재에 나서도록 했다.
UAW는 14일 밤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으로 빅3 자동차 생산이 중단됐지만 노조가 없는 테슬라, 리비안자동차, 루시드그룹, 니콜라 등 전기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에도 충격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동차 파업은 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서도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 경제를 좌초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년 재선을 앞 둔 바이든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파업 선언 뒤 포드의 미시간 공장, GM의 미주리 공장, 스텔란티스의 오하이오 공장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이들 공장은 마진과 수요가 모두 높은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드는 곳이다.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UAW와 자동차 업체들에 협상을 촉구했다. 협상테이블에 복귀해 '윈윈' 합의를 이끌 것을 호소했다.
바이든은 그러나 연설에서 협상 타결 열쇠를 쥔 쪽은 회사측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은 조건을 노조에 제시할 것을 권고했다.
바이든은 자동차 회사들이 '사상최고 순익'을 노동자들과 '공정하게' 나누지 않았다면서 자동차 부문 노동자들의 '불만(frustration)'을 십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업체들은 이 엄청난 이윤을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자동차 회사 경영진이 파업에 불만을 나타낸지 불과 수 시간 만에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바이든 연설 전인 이날 오전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UAW 파업에 "극도로 좌절했고, 실망했다"면서 "지금은 파업에 나설 때가 아니다. 협상에서 역사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바라는 이어 "모든 협상은 지도자의 인성에 달려있다"면서 숀 페인 UAW 위원장이 강성 노선을 천명하면서 노조 지도자가 된 탓에 강경 바람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 빅3는 이번 임금단체협상에서 20%가 넘는 임금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앞으로 4년에 걸쳐 임금을 36%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파업이 길어질 경우 신차·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다시 꿈틀 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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