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한국 남자 육상 최초로 다이아몬드 파이널 우승
기준 기록 넘어서며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
항저우 AG‧파리 올림픽 메달 노린다
10월 4일 항저우 AG결선, 바르심과 한판 승부
기준 기록 넘어서며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
항저우 AG‧파리 올림픽 메달 노린다
10월 4일 항저우 AG결선, 바르심과 한판 승부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한국 육상 특히 높이뛰기는 전 세계에서 보면 불모지에 가깝다. 물론, 황영조를 비롯해서 마라톤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이 나오기는 했지만, 높이뛰기는 예외다.
우상혁(27·용인시청)이 한국 남자 높이뛰기에서 새 역사를 열었다. 한국 최초로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상금 3만 달러(약 4천만원)도 챙겼다. 2위 노베르트 코비엘스키(26·폴란드)와 3위 주본 해리슨(24·미국)의 기록은 2m33이었다. 이날 우상혁은 2m15, 2m20, 2m25, 2m29를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2m29까지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바를 넘은 선수는 우상혁과 해리슨, 두 명뿐이었다.
우상혁은 2m33을 1차 시기에 넘으면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2m25와 2m29에서 한 번씩 실패한 코비엘스키도 2m33은 1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해리슨은 3차 시기에서 2m33을 넘으며, 우상혁을 압박했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우상혁이었다. 우상혁은 자신이 2021년 도쿄 올림픽(4위)과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2위)에서 작성한 실외 경기 한국 기록과 같은 2m35을 3차 시기에서 넘고 포효했다.
대한육상연맹은 남자 높이뛰기 실내와 실외 기록을 통합해서 관리한다. 남자 높이뛰기 한국기록은 우상혁이 보유한 2m36(실내)이다.
코비엘스키와 해리슨이 2m33을 3번 시도에서 모두 넘지 못하면서, 우상혁은 우승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해리슨 등 경쟁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꼭 가지고 싶다"고 말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우상혁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확정했다.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은 2m33이고, 기록 인정 기간은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이다. 우상혁은 일찌감치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출전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해 기쁨은 배가 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는 1년에 총 14개 대회를 치른다. 13개 대회에서 쌓은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챔피언십' 격인 14번째 파이널 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각 대회 1∼8위는 순위에 따라 차례로 승점 8∼1점을 받는데, 남자 높이뛰기는 총점 상위 6명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출전 자격을 얻는다. 남자 높이뛰기를 편성한 2023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는 도하, 로마·피렌체, 스톡홀름, 실레지아, 런던, 취리히 등 총 6개다.
우상혁은 4개 대회에 출전했다. 도하(2m27)와 로마·피렌체(2m30)에서 2위에 올라 7점씩을 얻었고, 스톡홀름에서는 기록을 남기지 못해 다이아몬드리그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마지막 개별 대회인 취리히 대회에서 3위에 올라 6점을 추가한 우상혁은 총 20점, 4위로 파이널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육상 선수들이 올림픽,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건, 올해 우상혁이 최초였다. 지난해 우상혁은 1점이 부족해 7위로 파이널에 출전하지 못했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10월 4일 결선이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내년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우승이다.
우상혁은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며 "바르심이 참가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파리 올림픽 우승을 향한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은 우상혁의 최고 라이벌로 꼽힌다.
한편, 한국 육상 첫 다이아몬드리그 챔피언이 된 우상혁은 18일 각 종목 우승자와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19일 귀국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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