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박찬호 빠진 이후 12타수 무안타... 뛰는 야구도 봉쇄
알칸타라에게도 병살타 등 꽁꽁 묶여... KIA 4연패
김도영의 1‧2번 타율 차이 극심 … 팀 이끌어가기에는 아직 경험 부족
'특급재능' 김도영이 극복해주기만 바랄 뿐
알칸타라에게도 병살타 등 꽁꽁 묶여... KIA 4연패
김도영의 1‧2번 타율 차이 극심 … 팀 이끌어가기에는 아직 경험 부족
'특급재능' 김도영이 극복해주기만 바랄 뿐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리드오프 김도영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김도영의 부진 속에 KIA 타이거즈도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KIA의 부진이 타선 탓은 아니지만, 김도영의 부진도 일정 부분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김도영은 박찬호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직후부터 3경기째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그때 이후 오늘까지 12타석 무안타다.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를 상대로 2회 1점을 만회하고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1사 12루 찬스에서 알칸타라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유격수 병살타로 흐름을 끊은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현재 김도영의 부진을 박찬호 부상에 따른 나비효과로 분석하는 현장 관계자들이 많다. 김도영은 앞에서는 박찬호, 뒤에서는 나성범이 있으면서 어느 정도 보호를 받았던 상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빠지면서 김도영은 출루와 도루에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고, 각팀의 집중견제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 김도영은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타입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치는 타자다. 초구 타율이 무려 0.484(31타수 15안타)에 달한다. 1번타자로 나선 38타석에서 볼넷은 고작 1개 뿐이다. 하지만 2번 타순에서 1번 박찬호와 3번 나성범 사이에 있으면 굳이 볼넷을 얻어야할 이유가 없다.
박찬호의 출루율이 워낙 높기에 상대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김도영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주자를 쌓아놓고 나성범·최형우와 주자를 놓고 상대하느니 상대는 김도영을 상대하기 위해 빠르게 승부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승부가 김도영의 타격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 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도영은 어제까지 1번 타순에서는 0.273, 2번 타순에서는 0.322로 극심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 5타수 무안타를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여기에 홈런 5개가 모두 2번 타순에서 나왔다. 사실상, 올시즌 김도영 활약의 대부분이 2번 타순에서 나왔다고 봐도 된다. 그리고 김도영이 2번 타순으로 나선다는 것은 박찬호가 1번 타순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김도영은 부진하지만, 이는 어차피 내야 할 세금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찬호나 나성범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성장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팀을 끌고 가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프로에서 거의 해보지 않은 유격수 수비를 하면서, 타격까지 박찬호급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김도영 또한 “유격수 수비가 불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유격수를 하게되면 아무래도 수비 부담이 더 가중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분명, KIA는 큰 위기다. 박찬호가 빠지면서 수비에서도 서서히 균열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 뛰는 야구는 아예 사라졌다. 팀 도루는 오늘까지 3경기째 ‘0개’다.
하지만 유도영은 언젠가는 가야할 일이고, 김도영 또한 언젠가는 팀의 중심에서 KIA를 이끌어가야한다. 박찬호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대안이 없다. 시즌도 이제 26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팀은 절체절명의 5강 싸움 중이다.
그저 김도영이라는 특급재능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