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뉴욕 방문 첫날인 18일(현지시간) 하루에만 9개국 정상을 만나며 경제 협력 확대와 부산엑스포 유치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9분쯤 제78차 유엔(UN) 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12시30분쯤 첫 일정인 스리랑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산마리노·부룬디·체코·덴마크·몬테네그로·투르크메니스탄·세인트루시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9개국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펼쳤다.
마지막 일정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상회담이 오후 7시쯤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9개국 정상을 모두 만나기까지 총 6시간 반이 걸렸다. 약 43분마다 1명꼴로 만남 셈이다. 특히 산마리노(2000년·이하 괄호 안은 수교를 맺은 해)와 부룬디(1991년), 몬테네그로(2006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995년)와는 수교 이래 처음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스리랑카와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등 윤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처음 만난 정상도 다수 있었다. 대통령실은 기존에 만나지 못했던 국가나 정상을 위주로 이번 유엔 총회 참석 계기 양자 회담 일정을 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시간 단위로 각국 정상을 만나고 있는 것은 경제 협력 범위를 최대한 넓히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자원이 풍부하거나 새 사업을 추진 중인 국가도 적지 않아 어떤 식으로든 협력 관계를 심화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만났던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윤 대통령에게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윤 대통령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당부해 막간 '세일즈'를 하기도 했다.
또 투르크메니스탄은 알카닥(Arkadaq) 신도시 건설사업에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경험과 기술이 풍부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몬테네그로는 한국 기업들과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윤 대통령에게 내비쳤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은 경제 총력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1국 1표' 원칙에 따라 가급적 많은 국가 정상을 대면으로 만나 지지를 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엔 총회는 193개국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외교 무대로 가장 효율적으로 엑스포 유치전을 수행할 기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어진 양자 정상회담에서 상대국 정상 테이블에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책자를 비치해 두고 부산으로 표심을 끌어모으는 작업에 나섰다.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고 적힌 해당 책자는 2주 전 인도네시아·인도 순방에서도 각국 정상을 만나 나눠준 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각국 정상과 만나 "부산엑스포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로 엑스포 참가국들의 문화와 역사, 자원과 상품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는 뉴욕 방문 일정에서 최소 27개, 최대 42개에 이르는 국가들과 릴레이 양자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에게는 외교가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라며 "국민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기 위해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은 분초를 다투며 뛸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